갈색치마 입고 찾아오는 가을
갈색치마 입고 찾아오는 가을 /오공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옛 사람들의 눈으로 바라보던 가을 풍경이 우리 곁으로 달려오고 비온 후 개울가를 흐르는 물소리가 가을을 연주하며 마음을 풍성하게 해 준다. 어제까지 찌푸렸던 하늘이 바다처럼 푸르고 일주일후면 밤하늘을 밝혀줄 보름달을 만들려고 서산으로 넘어가는 초승달 옆으로 비행기의 흔적이 가을 운치를 더해준다. 지난 토요일 서울서 내려온 자식 놈들과 텃밭에 심은 고구마를 수확 하였는데 며칠 있으면 내려올 형님 동생들 그리고 내 친구들과 나누어 먹을 만큼의 양이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젊은 시절의 가을은 단풍잎의 붉은 마음처럼 심장을 불게 달구고 낙엽 밟는 소리에도 낙엽이 굴러도 온 세상이 내 것 같았는데 내 후년이 희수인 이 사람 머리에 흰 낙엽만이 쌓여만 간다...
2016.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