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붙잡고 싶다. /오공 사과가 어제까지 먹음직스럽게 달렸었는데 겨울이 곁눈질 했는지 삭막한 사과가지들이 쓸쓸해 보인다. 신작로 갓길에 심어 놓은 벗나무들도 마지막 달린 잎새를 웅켜쥐고 호들갑 떨지만 뱃재에서 부는 바람이 어디 호락 호락 하던가? 나뒹구는 낙엽들이 융탄..
중년에 찾아온 사랑 /오공 천년을 살아온 은행나무도 마주한 사랑으로 세월을 거스르며 열매를 맺는다는데 중년의 사랑도 무지개처럼 아름답다네. 나이에 주름 잡힌다고 사랑을 모를까요? 그리움을 안다고 가슴앓이를 그 잘난 이성으로 꼭 꼭 누르는거지. 늙을수록 나이가 뭐라 주저하..
가을 꽃 /오공 이제사 새삼 느껴보는 단풍잎들이 너무도 화사하고 찬란하다. 옷깃을 여미도록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가 단풍군락 속으로 손을 흔드는 모습이 자못 겨울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더더욱 고운색 코스모스가 절정에 겨운 가을을 노래하며 마지막 무대를 꾸..
동양화를 그려내는 안개 /오공 어제도 그제도 오늘도 안개가 뜻 모를 그림을 그려낸다. 동양화를 잘 그린다고 이처럼 신비한 안개의 요술을 어떻게 그릴수 있을까? 더 이상 물들수 없는 낙엽들을 감싸안은 신비한 안개 떠나는 가을 아쉬워 연우비 되어 대지를 적신다. 웃음끼 사라진 달맞..
낙엽/ 오공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새벽을 열지만 머지않아 가을을 내 쫒으려고 서리가 대지를 삼킬때면 낙엽에 오색물감 덧칠하며 굳건히 자리 해 오던 가을이여! 몸부림 치며 그 자리 지키려는 그대가 그리울 것이다. 뒹구는 낙엽이 바람결에 바스락 소리를 낼 때면 저 민..
가을사랑 /오공 국화향기 그윽하다고 말하는날 코끝을 스치는 커피향이 그대를 처음 안아 보는 냄새처럼 그립다. 수북히 낙엽이 쌓이는 날. 그대 체온처럼 포근한 낙엽을 밟으니 입김이 서려 조잘대는 사랑의 밀어가 밀려 온다. 바람이 지나간 낙엽소리가 오색 단풍물든 그대 목소리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