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꽃 /오공

2013. 11. 6. 12:06아침을 열며

 

 

 

 

가을 꽃 /오공

 

 

이제사 새삼 느껴보는 단풍잎들이 너무도 화사하고 찬란하다.

옷깃을 여미도록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가 단풍군락 속으로 

손을 흔드는 모습이 자못 겨울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더더욱 고운색 코스모스가 절정에 겨운 가을을 노래하며

마지막 무대를 꾸미느라 흐느적 거리고 이곳 저곳에 제멋대로 피어 오른

산국들이 작은 꽃망울로 풍기는 진한 향기가 산골자기에 빠져든다.

 

그믐달 보다 깊어지는 가을 끝자락에도 달맞이 꽃들이 드믄 드믄 

 제자리를 지키며 물러나는 가을을 배웅하듯

노오란 손수건을 흔드는 모습이 애처롭기 그지없다.

 

계절이 어디쯤 흘러 가는지 모르는 냉이가 살이 제법 통통하고

먹기좋게 자라 식욕을 자극한다. 멋도 모르고 옆에는 씀바구도 뒤질세라

하루가 다르게 자라난다.

 

민들레도 철없이 이곳 저곳에서 종자 날려 보내기에 한창이다.

추운 겨울을 견디려고 작은키에 노란 꽃송이를 매단채 가을 한켠에서

존재감을 자랑이나 하듯 복수초 흉내로 세월을 보듬는다.

 

천하게 짖밟히던 망초대꽃 무리가 들판의 제왕처럼 애기똥풀을  옆에두고

문직이로 가을 풍경 지키기에 목숨을 건다.

못난 꽃들도 합세 해 힘껏 가을을 붙잡지만 서서히 겨울에게 그 자리를 내준다.

 

 

'아침을 열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벽을 열며 /오공  (0) 2013.11.20
무제  (0) 2013.11.10
그리움 /오공  (0) 2013.11.08
가을을 붙잡고 싶다. /오공  (0) 2013.11.07
동양화를 그려내는 안개 /오공  (0) 2013.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