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향이 넘실대는 추억/오공 칠십년도 훌쩍넘은 어린나이에 들녘으로 놀러가는 형들 군밤 맞으면서 졸졸 따라다닌다. 들꽃들이 무슨 큰 죄가 있겠니? 미운 형들에게 분풀이 하듯 꽃들에게 발길질이다. 어렸을 적 꽃이름을 모르니 보이는 꽃마다 들국화라 불렀고 꽃다발을 만들어 깔깔거..
병아리들의 탄생/오공 인구 절벽이라는데 낳으라는 손자도 없는 울 집인데 어이할거나? 인구 절벽 당사자인 내가 뭐 할 말이 있을 수 있겠소 만은 어찌 되었건 울 집 경사 났다네.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 병아리 7마리가 삐약 삐악 알 깨며 열흘전 태어났는데 암탉 두마리가 동시에 품어 ..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 행복이 /오공 째깍째깍 소리에 놀란 7월이 기지개를 편다. 장마철이라고 기상청은 호들갑을 떨지만 빗물맛 보았다는 꽃들은 없다. 며칠 전부터 다알리아가 여왕답게 주먹만 한 꽃송이를 주렁주렁 매달고 뜨락을 호령하는데 미모하면 날 세하며 백합들도 꽃망울을..
작약이 필 때면 /오공 모란이 그 화려함을 뒤로하며 꽃잎을 뚝뚝 내려놓을 때 아카시 꽃이 달달한 향기로 곤충들을 부르고 벌 나비소리에 님 맞는 양귀비의 춤사위가 호들갑을 떨때 초봄부터 맨몸으로 쑥쑥 자라나 뜨락의 명당에서 그리운 님 기다리는 작약 밤새도록 분칠하더니 황진이 ..
피붙이들의 나들이 /오공 녹음이 짙어가는 봄날 명절과 제사때 외엔 모이기 힘든 형제들이 "구름이 머무는 언덕"으로 나들이를 해 준다. 이마에 주름살이 계급장처럼 빛나는 반갑고 반가운 얼굴들이지만 둘째형님 내외분과 큰 매제가 빠지니 왠지 허전하다. 큰 집 둘째아들 내외는 팔십..
왕겹벚꽃 / 오공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 봄이 오면 어린새씩들이 힘겹게 얼굴을 내밀지만 그래도 제일먼저 생각나는 꽃이 바로 왕겹벚꽃이다. 연분홍 분칠로 수줍게 찾아온 새색씨 같기도 하고 그리움에 젖은 상념속 여인처럼 살짝 웃는 모습은 상춘객들의 마음을 빼앗는 매력이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