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24 첫눈이 내리네/오공 개들도 맨발로 뛰쳐나와 눈 오는 것 반기는데 오감이 무뎌진 내 감성에도 싫지 않게 눈이 내리네 멈 출 줄 모르는 첫눈이 11 cm 쌓여만 가는데 그만 내려도 설레이는 마음 변치 않을텐데 눈치 코치 없는 하늘아 브레이크도 없는지 멈출 줄 모르네 쌓여만 가는 ..
사촌동생과 친구들/오공 시월의 마지막 날 단풍잎이 붉은 눈물로 뚝뚝 떨어지는 날 사람을 몰고 다니는 하얀 머리의 동생이 친구들과 울 집을 방문했다. 노래로 애간장을 녹이는 재주많은 외톨이 동생이 친구부부와 여친들을 모셔왔는데 추위와 된서리로 몰골만 앙상한 뜨락의 구절초가..
꽃들이 떠나간다/오공 꽃들이 봄부터 늦가을까지 그렇게도 찬란했건만 시계비늘은 쉼없이 돌고 돌아 작년 이맘때를 지날즈음 만물의 영장도죽음앞에 의연함을 보인다던데 꽃잎이 후두둑 떨어지는날 널 보내는 그리움만 보듬는다. 울긋불긋 단풍잎을 모아 모아 기름짜듯 짜보니 붉은 물..
옻나무가 시집갑니다/오공 가을이 깊게 내려앉고 옻나무잎이 노랗게 물들즈음 약재가 시집을 간다. 8년동안 거름도 없이 밭에서 자란 옻나무와 3년된 오른팔 헛개나무 왼팔 오갈피나무도 심을땐 비싼가격에 산다며 침 튀겨가며 옻나무 묘목을 팔던 친구들 콧베기도 보기 어려울때 뚜쟁..
과남풀 (대용담) 우리 집 닭이 병아리를 낳았어요/오공 손자가 없는 울 집에 병아리 세 마리가 태어났어요. 경사 났어요 경사야!!! 풍성한 가을에 잘 기르려는 듯 움집에서 알을 품기에 봄에도 실패한 녀석이 무슨 재주로 그런데 놀랍게도 알토란같은 새끼가 어미 품에서 쏘옥 얼굴을 내민..
"구르미 머무는 언덕"을 찾은 친지들/오공 여자들은 자주 연락이 되고 만남이 이루어지지만 부부들과 함께하는 자리는 기억이 가물거린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 젊음을 함께 보낸 처지로 식구들 먹여 살리느라 만남이 뜸하였으나 이렇게 만나고 보니 넘 반갑다. 황혼이 물들 즈음 나이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