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날 시골 울동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오공 내일이면 개천절인데 세월이 두숭숭 해서일까? 구름과 가을비가 오가는 회색 하늘의 심술일까 하늘도 열린다는 개천절인데 진한 쪽빛하늘로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단기 4349년 10월 3일, 서기전 2333년(戊辰年), 즉 단군기원 원년 ..
불타버린 자연인의 처절한 절규 / 오공 겨울이든 여름이든 열심히 살아가는 제천시 백운면 화당리의 자연인이 살고 있는데 그 분이 사시는 집이 오늘 불타 버렸다. 오전에 불자동차의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며 뱃재쪽으로 올라가는데 내 생각에는 불 탈집이 없을 것 같아 큰 신경..
분봉 벌들이 갈곳을 잃다 /오공 맑디 맑은 청아한 봄 날 갈 곳을 찾는 벌들이 윙윙거리며 잣나무 달라붙는다. 양벌인지 토종벌인지 알 수 없으나 분봉하기 위해 여왕벌을 따라 나온 것 같은데 나는 벌을 기르지도 않지만 분봉하러 나온 벌들을 채집하는 방법도 모른다. 벌을 아시는 분들..
먼 길 / 오공 주인은 5일전 먼~길 떠났는데 충직스러운 개들과 닭들이 주인없는 빈집에 도둑놈 지키려고 목청높여 철통같이 방어하지만 먼~길 가며 식솔인 닭과 개에게 눈길도 못주었는데 주인의 몹쓸 죽음을 알 수 없는 식솔들이기에 배고픔도 잊은채 밤낮없이 제자리를 지킨다. 눈 속에..
시샘하는 춘설 /오공 엊 그제에 이어 어제 낯부터 내린 눈이 자정을 넘기며 14cm 넘게 내렸고 봄을 시샘하는 눈발이 하늘을 가득 채우며 내렸다. 겨우내 머물고픈 겨울이겠지만 봄꽃이 예쁠까 춘설화가 예쁠까 견주어 보려는 듯 봄눈을 펑펑 쏟아내며 마지막 겨울풍광을 연출한다. 나뭇가..
봄을 기다리는 무당벌레 / 오공 무당벌레가 옹기종기 모여 겨울잠을 자며 날이 풀리기를 기다린다. 집 외장벽돌에 쌓아놓은 화목을 다 치워버리자 무당벌레들이 벽돌에 다닥다닥 붙어서 겨울잠을 자는 모습이다. 햇살이 따사롭게 내려쪼이는 초봄이면 수천마리의 무당벌레가 나타나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