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가 영그러 간다.
하늘이 무너질 듯 퍼붓는 소나기로 잠시 더위가 물러가지만 햇살이 만드는 수중기로 더위는 제자리걸음이다. 조금만 움직여도 비 오듯 흘러내리는 땀. 하늘이 파랗게 보일때면 심술쟁이 흰구름도 덩달아 나타나 묘한 그림을 그려내고 짙은 녹색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오늘따라 더 시원하게 다가온다. 나그네 산책은 건강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나비를 찾는 일로 변질되었지만 바람도 새도 지친 더위에 놀라서일까? 이맘때쯤 나타날 나비들도 모두 피서를 떠났을까? 조용하기만 하다. 보이지 않던 꽃들이 임도 양편으로 수없이 피어나고 열기 속에서도 달달한 향기를 만들며 산속을 풍미하는 칡꽃.. 밤꽃이 지고난 후 밤송이가 탁구공 크기로 자라나 가을에게 추파를 던진다. 어미 몰래 멧돼지 새끼들이 소풍을 나왔는가 보다. 며칠 전 우리..
2021.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