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떠나간다

2018. 10. 27. 10:24구르미 머무는 언덕







꽃들이 떠나간다/오공



꽃들이 봄부터 늦가을까지

그렇게도

찬란했건만


시계비늘은 쉼없이

돌고 돌아

작년 이맘때를 지날즈음


만물의 영장도

죽음앞에

의연함을 보인다던데


꽃잎이 후두둑 떨어지는날

널 보내는

그리움만 보듬는다.


울긋불긋 단풍잎을

모아 모아

기름짜듯 짜보니


붉은 물감

뚝뚝

물번짐으로 그려내는

 

고갯길 넘는

가을풍광

수채화를 남기는구나







구절초에 앉아 꿀을

마음껏 먹어보지만


이제 너는 어디로 가든

나는 널 떠나보내야 한다.







코스모스야

네가 있어 이 가을에 기댄채 

감성을 자아내며


 모두가 하늘거리는  네 모습에

시인이 되지









애절하게 매달려 꿀을 섭취하지만

네가 가야 할 길

그곳이 머지않았구나.







봄부터 늦가을 까지

뜨락을 지켜주는 다알리아가

된서리 내리는날


 너의 뿌리를 모아 모아

내년봄 뜨락에 심으면

움트는 네 모습에 환호성을 지르겠지?









추위가 몰려온다.

필까 말까

고민하는 다알리아


생각하는 다알리아

그런 모습이어라







벌들이

고려엉겅퀴 꽃에서

 미쳐 생의 끈을 놓지 못하고


누가 시키지도 않을터데

안스럽게

꿀을 탐익한다.







이곳에서도 나비가 ..

어디로 가고 어디에서 오는가?







50여일 된 병아리들이

어미와 어울려 포즈를 취해준다.

어!!벌써 이렇게 컸어?








고개마루에 어둠이 내려앉듯

가을은 낙엽만 남겨두고

힘들게 고갯마루를 넘으려 한다.


추위가 몰고올 겨울

생각만 해도 몸이 얼어 붙을것 같지만

그 겨울은 겨울대로 따듯하게 다가오며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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