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화의 화려한 금관/오공 가을이 단풍으로 물들며 부챗살처럼 절정으로 가는데 훼방꾼 가을비가 겨울을 재촉하며 낙엽위로 스르륵 스르륵 내리고 들깨를 베고 털어야 하는 가을걷이로 바쁜 농촌을 우울하게 만들며 하루 종일 스산하게 내린다. 한편 가을의 상징인 김장배추와 무에게..
메리골드/오공 "구르미 머무는 언덕" 으로 시집온 한포기 메리골드가 수 없이 많은 자손을 퍼트리며 여름뜨락 가득히 색깔의 마술사가 그림 그리듯 꽃망울을 열어 첫송이를 터트린다. 금잔화, 화수국, 만수국등 수많은 이름으로 불려지는 메리골드는 아프리카가가 원산지라고 하는데 외..
비 오는 날의 야래향(夜來香)/오공 비가 온다. 가을 정취는 물 건너가라는듯 구질구질하게 내리는 빗속 언덕에 핀 야래향이 가뭄에 콩나듯 내리는 비를 맞으며 밤에만 핀다는 꽃잎을 연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며.. 밤에만 피는 긴 나팔처럼 생긴 조그마한 야래향 꽃이 그것도 한낮에 내..
과남풀( 대 용담)/오공 아침 산책마다 산속에서 보라빛깔로 피는 이 꽃이 과묵하게 나를 반기기에 몇 년 전 몇 포기를 "구르미 머무는 언덕"으로 모셨는데 대용담이라고 부르는 이 꽃은 이맘때만 되면 가을을 즐기는 여인처럼 보라색 웃음으로 피어오른다. 얼굴에 자신이 없는 여인들이 ..
꽃범의 꼬리/오공 흔한꽃인 꽃범의 꼬리가 뜨락을 점령하며 다른 꽃들을 밀어내고 그 속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면 번식력이 대단한 꽃이이라 생각이 되며 이 꽃이 언제 우리곁으로 귀화되었는지 모르지만 생김새는 화사하고 시원스럽다. 뽑고 속아내도 그때일 뿐 다음해엔 더..
풍접초(風蝶草)/오공 동네에 사시는 분이 좁쌀 같은 씨앗을 주면서 봄에 심어보라고 인심쓰듯 내어 주신다. 꽃 이름이 족두리꽃 이라는데 삼삼하게 꽃이 피며 보기도 좋을뿐 아니라 시집갈 때 족두리 쓴 여인처럼 보인다며 껄껄 웃으신다. 7월초 가녀린 몸매의 풍접초가 분홍인 듯 보라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