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내리는 비 /오공 가뭄땐 엄청 기도했는데 하루거리 내리는 비야 꼴도 보기 싫구나. 그리울 때 금비로 찾아온다면 정신없이 맨발로 마중 나갈 텐데 청개구리처럼 빈둥거리면 햇님아 빨리 오라고 문자 보내고 싶단다 찔끔 찔끔 속 뒤집어지는 비야 농촌은 죽을 쑨단다. 그래도 깐족거..
왕벚꽃/오공 왕벚꽃 그대 오심에 봄은 그리웠다오. 빠알간 입술을 열기 때문이라오 뜨락에선 왕벚꽃 그대가 그리웠다오. 분홍빛 큰 눈망울로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왕벚꽃 그대의 화사함에 봄이 나래를 펴면 뜨락에서 폼잡던 꽃들도 꼬리를 내리는데 부레이크 없는 봄은 여름으로 향해 ..
매화 말발도리/오공 산속에선 동식물들의 사랑과 애환을 담은 이야기를 안고 계곡물이 시원스럽게 흘러가고 산속에선 벌과 나비가 먼저일까? 꽃들이 먼저일까? 알듯 모를듯 아양을 떠는 사이 진달래꽃 온산에 퍼지면 말발도리가 바위틈새로 나도 꽃이야 하얗게 하얗게 꽃잎을 연다. 분..
봄은 마술사일까?/오공 봄은 마술사일까? 자고나면 무릇 꽃들이 정렬적인 미소를 보내니 말이다. 봄은 화가일까? 붓가는대로 사랑이 넘치는 꽃웃음을 그려내니 말이다. 봄은 땅속으로 카톡을 보낼까? 알림도 없었을텐데 순리대로 새싹을 밀어 올리니 말이다. 봄은 물감을 제조하는 공장..
얼어 버린 춘심/오공 나 예뻐! 매화가 살짝 아양을 떠는데 비내리는 밤샘 추위가 심술을 부린다. 올해 첫번째 주자로 꽃잎을 펼치는데 빗속 추위로 꽃잎이 꽁꽁 얼어 버리고 백매화 꽃몽우리에도 밤새 빙점이 얼음꽃을 만들어 놓었네 춘심은 고닮퍼라 모진 보릿고개 처럼
담쟁이/오공 담벼락 너머가 궁금했을까? 까치발로 겨우 담밖의 모습을 바라보지만 별스런 세상도 아니란듯 늦가을 담벼락 햇살에 오수를 즐기는 담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