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꽃 /오공 꽃들이 먼길 재촉하며 모두 떠나 갔습니다. 찬비 곱게 맞으며 봄을 찾아 떠난 그 자리에 그립고 보고픈 흔적만 아련히 남겨두고 싱그러운 푸르름 찾아 먼길 떠나 갔습니다.
가을 사연 /오공 번잡한 마음을 털어낼 가을은 정승처럼 서 있고 감성을 녹인 사연들이 단풍잎 속으로 스며들면 떠내 보내야 할 그리움이 파르르 파동으로 스며들고 낙엽들이 부벼대는 작은 속삭임 무한 사랑도 벌레가 낙엽을 갉아 슬픈 인연으로 수놓고 어제에 이어 시려오는 사랑을 가..
가을이 떠나간다 /오공 감성이란 긴 이별이 무슨 벼슬처럼 단풍잎새에 사연을 담으며 떠나 갈때면 막바지에 독감 앓듯 보내는 날 창백한 사랑이 초승달처럼 서산으로 지고 낙엽이 날리는 가을 구멍난 양말 꼬매듯 얼기설기 엉킨 인연을 새겨 넣어 보지만 지루한 가을비가 얼룩진 그리움..
친구를 보내며 /오공 보고픈 친구가 시골 나의 집을 바람결에 오갔는데 정해 놓은 시간도 구름처럼 오가는 친구가 소식이 없다 중증에 목소리까지 쉰 신랑 병실에서 마눌님이 명줄이 끈어 질세라 병세를 알리며 흐느낀다 숲 속 맑은 공기에 피돈치드를 섞어 비닐이 터져라 담아 병실 친..
피돈치드로 샤워를 하며 /오공 밀림같은 숲속의 새들과 곤충의 속삭임 밀어를 음악처럼 들으며 자연의 소리에 파묻혀 살고파 찌든 도시인들 마음을 어루만지듯 고고히 흐르는 면경같은 계곡에선 버들치가 해맑게 노닐고 별들이 쏟아져 내리는 숲속에선 반딧불이가 포물선 잔영을 남기..
꽃보다 예쁜 그대 /오공 꽃향기 그윽하다고 하나 그대 향기에 견줄수 있으리오 꽃송이 크고 아름답다고 하나 그대 마음 씀씀이에 비할 수 있으리오 꽃들을 바라보면 취한다고 하나 그대 마주한 눈빛만큼 취하리오 그래도 꽃이 곱게 피는 계절이 오면 꽃향기에 내 마음을 세안하여 꽃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