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지는
시/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뜨락에 홀로 선 모란 한그루 엄동설한을 이겨내며 봄이 오는 소리들릴까 귀 쫑긋 여는 연두빛 모란 한두송이 밀어 올리는 모란 봉우리 슬로 모션으로 보는 느림보 처럼 하루 하루 변할것 같지 않은 옷깃을 여미는 모란 봉우리 봄이 오는 소리 알아 차렸을까? 꽃잎이 요동을 ..
2022.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