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속으로/오공 가을에게 물어볼까? 늙는게 아니라 세월이 돌아가는 거라네. 갈색물결에게 물어볼까? 여름에 진게 아니라 가을이 오는 소리라네 가을꽃에게 물어볼까? 시드는 꽃이 아니라 씨앗을 잉태는 거라네 낙엽에게 물어볼까? 세월의 무게가 아니라 사랑을 애태우는 거라네 바람..
줄맨드라미 아! 가을인가?/오공 아스팔트도 녹일 찜통 더위는 휴가의 긴 차량행렬에게 심술을 부리고 농부들의 얼굴에 땀으로 세안을 시키는 불볕 더위에도 오곡백과는 익어간다. 자로 잰듯 모 심은지 엊그제 같았는데 다닥 다닥 벼알 수없이 매달고 고개를 숙여간다. 햇님께 아양떨던 ..
범부채 연가/오공 무늬를 땡땡 점찍은 얼굴 길을 걷다 보일 듯 가까이 다가가 범부채를 보면 내 어렸을 짝꿍인 땡땡 점박이가 가물가물 떠오른다. 서울에서 갓 피난 온 나에게 범부채를 한 아름 안겨주던 부끄러운 점박이가 7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아련히 길가 범부채로 피어나 속눈..
분류 : 닭의장풀과 꽃색 : 자주색 학명 : Tradescantia reflexa Rafin. 개화기 : 5월~9월 자주달개비/오공 외롭고 공허한 마음을 채우듯 있을 곳 없을 곳 어디든 뜨락의 빈곳을 찾아 잘도 자라주는 아이 심은 적도 옮긴 적도 없는데 울 집 뜨락 이곳 저곳에 안주인 된 것 처럼 행세하는 자주달개비 새..
뜨락에 봄비가 내리면/오공 널뛰는 고약한 날씨에도 화사한 벚꽃 수놓은 이불을 곱게 덮어주시던 엄마 마음처럼 어렸을 적 학교에서 온 자식이 배곺을까봐 먹을거리 후딱 만드시던 손길처럼 봄비가 내리면 숨바꼭질 하듯 밤새 쑤욱 쑤욱 자라나 부모 은혜 보답하듯 꽃길을 만드네. "푸른..
경남 고성 학동마을 옛돌담길/오공 마을로 들어서니 나른한 봄기운에 낮잠을 즐기시는 어르신 기와지붕위로 하얀얼굴 목련이 부끄러운 얼굴로 봄을 유혹하고 낙화유수라더니 붉은 꽃잎을 우수수 내려놓는 동백꽃 손에 잡힐듯 푸른바다가 아련한데 학이 알을 품었다는 좌청룡 우백호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