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목화꽃/오공
비 오는 날/오공 비 오는 날 지겹다고 울 마누라 꽹가리를 두드리는데 우리 집 곰순이도 비 그치기를 눈망울로 박자를 탄다. 지금 모든 마음은 장마야 물럿거라 일꺼야 그래선가? 호들갑 비가 그친다. 언제 왔느냐는 듯이 말이다.
구구절절하게 9월은 간다/오공 화사한 봄 물결에 꽃비도 내려 주었건만 그 봄이 기억 속에서 가물거리고 긴 가뭄에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로 망가진 여름이 엊그제인데 가을이란 놈 문턱을 성큼 넘어서지만 뜨락을 굳건히 지키던 꽃들 그 9월이 간다. 서러워 꽃잎을 휘어잡고 노랗고 ..
4월이 가까운데 밤새 눈이 내리다/오공 밖이 훤해 보름달이 어둠을 밝히는줄 알았는데 새벽문을 열고 나가니 싸늘한 날씨에 밤새 눈이 내렸다. 매화가 꽃입을 열려고 하는데 오늘새벽 영하 5도를 넘나드는 추위가 심술을 부린다. 팝콘을 터트리며 피어날 매실 꽃잎이 아니였기에 다행이..
화들짝 피어난 풍경/오공 이렇게 봄이 아름다울수가 있을까? 온산은 연록색과 야생벚꽃으로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고 우리집엔 꽃들이 오도방정을 떨며 꽃망울을 터트린다. 봄의 시간이 멈춰지기를 간절히 빌어보지만 피어 오르는 꽃들이 마구 마구 시계바늘을 돌려댄다. 연보라색 꽃..
해발 350m에 위치한 우리집에도 봄이 성큼 다가왔다. 조용하던 동네에 통통 거리는 경운기 소리가 겨울을 밀어내며 농사철임을 알리고 양지바른 곳에는 솜털이 뽀송한 쑥들이 얼굴을 내미니 냉이도 덩달아 동무하자고 싱그럽게 고개를 내민다. 겨우내 잔디밭과 벌레가 숨어 있을 곳을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