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겨울을 향해가는데
2023. 11. 5. 09:49ㆍ나의 글
가을은 겨울을 향해가는데
가을이 꼬리를 감추고 매서운 겨울이 눈앞에서 알짱거리는데
뜨락 잔디밭에선 이모작 크레마티스가 붉그레한 얼굴로
또 다른 크레마티스는 기둥을 안고 보랏빛 연정으로 가을을 즐긴다.
우리네 인간들도 가을이 그 자리에 멈춰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 있듯이 곤충들도 같은 마음이겠지만
세월은 고장이 나지 않는 한 겨울이 성큼 다가온다.
씨앗을 품은 가을꽃들..
말라 비틀어진 엄마젖에 매달려 응얼대는 어린아이처럼
작은 나비부터 여러 곤충들이 안간힘으로 모이는데
사랑 찾아 돌진하는 곤충들..
인간 세계에선 이런 장면을 스토킹으로 큰 범죄에 속하지만
곤충들 세계에선 이런 문화가 없으니 사랑을 쟁취해 낸다.
싸늘하게
미련없이
마른대지에 낙엽 구르듯 세월은 간다.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서
11월 초 여러날에 걸쳐 담다.
202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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