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이 불던날
2016. 5. 10. 10:24ㆍ나의 글
강풍이 불던 날/오공
봄을 이끌던 숨막힐 듯 화사했던 꽃들이 아쉬움을 남기고
연록을 그리던 마음을 녹음으로 마구 덧칠을 합니다.
목련의 마지막 꽃잎이 떨어지는 날 바람이 너무 미웠습니다.
그 향기를 훔쳐간 비바람이 내 눈속에 눈물을 만들면서요.
모란이 피었습니다.
이렇게 웃는거야 라며 작약도 파안대소로 피어납니다.
꽃양귀비는 양귀비만큼 예쁜 줄 알았습니다.
눈부신 양귀비도 있지만 조연보다 못한 양귀비도 있답니다.
그 날 하나도 반갑지 않은 강풍이 서릿발처럼 찾아왔습니다.
나무들과 꽃들이 울부짖음에 봄날도 대성통곡을 하였습니다.
그래도 아카시아는 야심차게 사방에 꽃들을 피었습니다.
바람에 쫄 기만 했던 벌들도 이제야 밥벌이로 붕붕거리고
하늘을 찌를듯 향기가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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