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1. 22:00ㆍ나의 글
기분 좋은날 /오공
서울대 암병원내 행복정원에서 비둘기 두 마리가 떨어진 먹이를 먹으려는 찰라
참새 두마리가 나타나 비둘기 보다 더 잽싸게 먹이를 채간다.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먹이를 뺏고 뺏기는데도 큰 비둘기는 참새의 행동을
쳐다볼 뿐 대조(大鳥)처럼 평화를 유지하니 오늘 진료는 잘풀릴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유방암 수술 후 종양내과에서 항암치료 6번과 그리고 표적치료주사 18번 방사선 치료
33번등 1년 5개월만에 죽을 힘으로 버티며 모든 치료를 끝낸 후
유방센타는 수술 후 6개월 지나서 찍은 초음파에 이상이 없자 일 년후 다시 오라고 한 오늘
초음파 검사결과 아무 이상이 없자 일 년후 오늘 날자로 다시 예약을 잡아준다.
종양내과에선 항암을 끝내고 6개월마다 가슴초음파, 복부 ct, 그리고 뼈스켄으로 암전이 여부를
확인하는데 의사님 생글거리며 몸 상태가 최고라며 6개월 후
같은 검사로 다시 보잔다.
중증을 앓아본 사람은 몸상태가 나빠지면 내 몸에 이상이 생겼을까? 감기에 걸리면,
몸이 좋아지면 좋아진 대로 암의 노이로제 속에서 살고 있는데 염라대왕처럼
보이는 의사가 "좋아요" 라는 말 한마디로 얼음녹듯 고통이 사라진단다.
암수술을 받았던 엄앵란 여사도 유방센타에서 진료를 받고 우리 옆자리에 와서 앉는다.
집사람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나고 하자 촬영을 허락한다
이날 엄앵란여사의 투병생활을 MBC기자들이 영상으로 담고 집사람도 함께 찍는다.
자기가 아파보니 알겠단다. 마누라를 위한 병수발이 얼마나 힘든지
안다며 신랑인 나를 업어서라도 기를 살려주라는
이야기 등이 전파를 탈 것 같다.
집으로 오는 도중 지인을 만나 병원에서 있었던 이야기와 암진단 결과 몸 상태가
일반인과 다름없이 회복되었다고 하니 기쁘다며 즉석에서 유럽여행을 다녀
오라며 모든 비용을 자기가 기념으로 쏘겠단다.
거절하고 집으로 올때 통장으로 여행비용보다 많은 금액이 입금 되었다는 메시지가 뜬다.
지인에게 큰 부담만 안겼지만 그분의 뜻이 봄향기 되어 내 몸에 녹아든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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