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18. 22:06ㆍ나의 글
여름이 화들짝 가슴을 연다 /오공
울창한 나무속 어디엔가 숨은 매미의 맴맴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꼭 일년만에 처음 들어보는 매미의 첫 노래로
목청이 찢어질듯 여름을 왔음을 만천하에 고하는데 매미에겐 목청이
없다지만 맴맴소리가 내마음속 울림으로 퍼지니 무척이나 반갑고
그리웠던 소리이다.
어허! 매미에 이어 올해 첫 잠자리가 드론처럼 가볍게 내려 앉는다.
그리 잘 생기지도 아닌 놈인데 내 눈속에 확실하게 도장을 찍으면서..
물가에서 노닐법한 물잠자리도 길을 잃었을까? 정신줄 놓는 바람에
오늘따라 내 눈이 되게 호강한다.
무슨 날일까?
일년만에 반가운 손님들이 "구르미 머무는 언덕" 을 왜 찾아올까?
뒷산이 울창하고 뜨락의 탐스런 꽃 때문일께다.
들고양이도 제집 드나들듯 찾아와 먹이를 내 놓으라고 조르지를 않나
새끼들을 낳아 나들이를 오질않나 그 덕에 쥐들이 보이질 않지만
닭들도 자유를 달라며 닭장을 뛰쳐 나와 꼬로록 대며 모이를 달라는
시위를 하질않나 뒷발질로 텃밭과 꽃밭을 억망으로 만들지를 않나..
뜨락의 신명나는 놀이에 여름도 화들짝 놀라며 모든 꽃들에게 자유를
선언해서일까? 이곳 저곳 꽃들이 신바람에 꽃잎을 활짝열어 미소로
화답하지만..
열불을 가리지 않고 찾아온 불볕더위에 뜨락이 혼미하게 타들어 간다.
손바닥만한 스프링클러가 땀을 뻘뻘 흘리며 종일 물을 뿌려보지만 코끼리
비스켓이다.
하늘이여! 비를 주시옵소서
클레마티스가 보란듯
자태를 뽐내는데 서양 큰 으아리라고 해야할까?
살살 줄을 타고 올라가 봉우리를 맺더니 어느새 서양미인처럼
팔랑개비 잎새를 펼치는데 고상한 미인이랄까?
까치수염도 여름을 향해 고맙다는 인사를 올린다?
정말일까? ㅎㅎㅎ
길가에 산자락에 아무렇게나 피어나 누구하나
눈길 주지 않지만 허리굽혀 인사를 올리는 모습이
정겹다.
천년초도 일제히 꽃잎을 여니 벌들이 야단법석 잔치를 벌린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잔 까시가 많아 손으로 만지는 것이 겁나지만
영하의 날씨엔 쪼그러든 할배처럼 볼품도 없지만 봄에 그냥 땅에
꼿으면 싱싱한 모습으로 되살아 나고 수 많은 새끼 천년초를 머리위에
여러개 매달아 번식시킨다. 산인장처럼..
백년초와 다르게 한국 토종이며 약재로 화장품 원료로도 쓰인다고 한다.
메리골드의 자태..
가만히 들어다 보면 다양하고 정감있는 색감에
정신줄을 놓아버릴것 같다.
내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간다는 시가 생각난다.
포도알이 콩알만큼 커가는데 청포도는 아니네요..
에키네시아
자주천인국이라고 불린다.
이름은 모르겠는데 꽃생김은 카네이션 닮았다.
심지도 않았는데 새들의 선물일까?
백합.
다른 백합들보다 일찍 꽃잎을 열었는데
넋을 놓을만큼 향기가 진하고 여인들 속에서
베어 나오는 향기처럼 요염한 냄새가 벌들도
가까이 가질 못한다.
루드베키아..
원추천인국이라고도 불린다.
접씨꽃
의숭화라고도 불리는 이 꽃을 보면
도종환 시인의 접씨꽃 당신이 생각난다.
부인의 투병중에 썼다는데 내 처지와 비슷한 구절이..
나도 꽃이요 라며 해마다 피는데
꽃은 꽃인데 몸체에 비하면 넘 초라하다.
"뱀무"라고 알려 주셔서 이름을 올립니다.
자주색 달개비, 생명력이 강하다.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미소를 잃지 않고 피지만
비를 맞으면 몸체가 쓰러져 볼품이 없어 뽑아내고 싶다.
낮달맞이꽃
노랑 웃음이 넘 예쁜데..
꽃양귀비
하늘 거리며 벌들을 유혹하는데 궁합이 잘 맞는다.
꽃피고 하루만에 지면 또 새로운 꽃이 방긋 웃으며
날보란듯 하늘거리는 모습이 진짜 양귀비처럼 아름답다.
인동초
후드러지게 피어 뿜어내는 향기가 달콤하고 은은하며
어머니 냄새처럼 애인 냄새처럼 가슴에 품고 싶다.
줄기의 굴기가 처음과 끝이 같아 옛날 조상들은
이것으로 "소쿠리"와"광주리"(물건을 담는 그릇)를 만들어 썼고
약재로도 사랑을 많이 받았다.
돌나물 .. 어릴때 어머니가 시원한 냉국을 만들어 주셔서
먹었는데 울 마누라는 별로란다.
노란별꽃이 피어날때 모습은 수수하다.
덥다 더워..
땀을 뻘뻘 흘리며 물을 사방으로 뿌려 보지만
가믐은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보리수가 탐스럽게 익어간다.
시큼한 맛 달콤함이 함께하는 맛
토종에 비해 맛은 덜하다.
엉겅퀴가 보라색 미인처럼
여름내내 그 자리를 지킨다.
고들빼기꽃
밤꽃이 필때면
남성을 연상시키는 향이 온산을 가득 채운다.
여인네들이 좋아하는 향기라는데..
글쎄요.
초롱꽃이 유유자적하며
뜨락을 밝힌다.
우리집 닭들
벌레잡아 먹고 잔디 열매도 먹고
작은 방아깨비도 잘 잡아 먹는다.
달걀이요.. 넘 고소하지요..
토마도기 익어간다.
먹고 싶다 토마토야
네가 그 자리에 있어 내 건강을 지켜주는구나.
고추도 변함없이 우릴 기다린다.
더위에 지칠때면 찬밥을 물에 말아
된장을 드뿍찍어 먹는 맛이란 ..
설악초도 제모습을 찾아 커가는데
너처럼 사람들 마음도 하얗고 깨끗했으면 좋겠다.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면 이놈저놈 찾아와
배를 채우고는 은혜에 보답하듯 뒷뜰을 한바퀴 돌아가면서
쥐를 잡아 입에물고 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고맙다 길고양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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