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2. 00:35ㆍ아침을 열며
십일월 초하루를 여는 화당리 임도길 /오공
화당리를 강타한 새벽 영하4~5도의 추위가 십일월 초하루를 여는데
춥고 찌푸린 날씨가 성큼성큼 다가오니 아침산책길은
서글프기만 하고
매일 반겨주던 산새소리가 오늘은 들리지도 않고 영하추위로 비명을
지르는 풀과 나무잎들이 축 쳐저서 저멀리로 쫏겨가는 가을을 향해
원망의 눈으로 바라본다.
감성을 토해내듯 떨어지는 가랑잎 밟는 소리도 정겨운 임도길 갈대들의
하늘거림이 우리부부를 상념의 가을속으로 빠져 들게하고
먼산의 단풍들도 산속을 한폭의 그림처럼 그려내고 짙은 가을냄새를
가득품은 상큼한 공기속을 걸어가는 노년 우리부부의 삶에
만족을 주니 산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백운면 화당리를 지켜주는 삼봉산에도 단풍이 아름다운데
날씨가 바쳐주지 않으니 안타깝다.
11월을 여는 첫날 풍경이기에 카메라에 담아본다.
임도에서 바라보는 앞산 모습
선명한 사진이 아니라 올리기는 올리는데...
아름다운 산인데...
길옆에서 자손을 퍼트릴 열매가
안스럽게 매달려 있는데
영하 5도를 넘나드는 산속에 소복한 여인처럼
피어 있으니
얼마나 신기한지 샷타를 마구 눌러댄다.
잎 모양은 개당귀 같은데
모든 꽃들이 서리와 추위로 생을 마감하는데
이 꽃으로 봄이 다시 찾아 온듯하다.
정말 반가웠다
추위에도 네 모습이 살아 있음에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바람에 씨앗을 날려 보낼 것 같은
홀씨들이 사방에 깔려있다.
아침산책에 만나는 소나무..
먼훗날 네 모습이 고귀하다고 사람들은 탄성을 지를 것이다
자세히 보니 말벌집이 보인다.
봄을 기다리는 수천개의 알들이 잠자는 노봉방이다.
크게 확대한 노봉방(말벌집)
농구공보다 더 크게 보인다.
추운날씨에도 씩씩하게 매달려 있다
겨울 눈속에서도 매달려 있을 정도로
추위에 강하다.
겨우 목숨만 건진 야생화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내년엔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렴...ㅎㅎㅎ
훅 불면 자손을 날려 보낼 태세다.
이름을 잘 모르지만 가을풍경이라 올려본다.
임도를 지켜주는 갈대무리들.
삭막한 임도에서 누구를 기다리는지
갈대에게 물어 보지만 살랑 살랑 고개만 젖는다.
그곳에 내 짝이 무념으로 걷는 가을여자로 변신하여
가을산 한떨기 꽃으로 피어나다.ㅋㅋㅋ
가랑잎 밟는 소리가 들리지 아니 하는가?
산속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추위는 사정없이 찾아온다.
옷을 벗어버린 야생복분자가
분칠한 몸매를 드러내고..
겨우 목숨을 유지한 꽃인데 생을 마감하려 한다.
내일쯤엔 이 모습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삼봉산 자락을 지켜주는 자작나무가
사계절 한결같은 모습으로 이 산속을 지켜주는데
자작나무군락 외에도 산림조합에서는 단풍나무 잣나무 군락을
조성하여 산을 보호하고 있다.
추위에 목숨을 겨우 유지한 민들레가 땅에 엎드려
노오란색으로 삭막함을 없애 주지만
생사가 걱정된다.
쭉쭉 뻣은 낙엽송군락
임도를 걷고 또 걸어도 끝없이 서 있는
이 나무들은 산림조합의 수입원으로 잘려나갈 것이고
그 자리에 다른 수종이 심어질 것이다.
날씨가 흐린것이 한스럽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단풍모습을 보여 주는건데..
강아지풀도 가을을 고하려 한다.
머지않아 겨울이 산속을 점령 해 나가겠지만
내년 봄에는 더 아름답고 화려하게 피어날 것이고
이런 모습들로 십일월 첫날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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