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대지에 금비가 내립니다

2015. 11. 8. 00:06아침을 열며

 

 

 

 

마른대지에비가 내립니다 /오공

 

농민들 가슴을

먹는물 걱정에

메마르고 타들어가는 대지에  금쪽같은 비가 내립니다.

 

젖줄이 마르고 거북등처럼 갈라진 저수지 속으로 내리는 금비

펄펄 춤추는 사람들처럼 기쁨에  들떠 있습니다.

쩍쩍갈라진 틈속으로 한방울 두방울도 품고 있습니다.

 

슈퍼컴퓨터가 쾌청한 날씨만 예보하는줄 알았는데

고장도 없는 컴퓨터가 미워 죽겠었는데 비온다 예보 하네요.

용케도 족집게처럼 맞추다니 컴에 고사를 지내야겠습니다.

 

온산들의 산세가 달라졌습니다.

수석에 물을 뿌리면 형상이 뚜렸이 되살아나듯

탄성을 지를만큼물결로 눈부신 수채화를 그려냅니다. 

 

김장철인데 몸집을 불리지 못하던 배추들이 춤을 춥니다.

배고프고 허기진 배를 채운듯 풍성해진 배추모습에

농민들 까르르  춤추며 밤을 지새우는 모습이 그립습니다. 

 

왼쪽으로 돌리는 소리처럼  비오는 소리에 힘이 빠졌습니다

애간장을 태우며 스물스물 오다 말다 내립니다

천정이 무너지도록 쏟아져도 욕할사람 없는데 말입니다.

 

공기와 물이 고마운줄 모르던 얄미운 사람들도 기도를 드립니다.

타들어 가는 대지를 살려달라고 고사를 지낸답니다.

생명수야! 기도빨이 통했나 화답하듯 금비를 토해 냅니다.

 

감성이 묻어나고 진한 추억을 더듬는 가을 끝자락에서

낙엽 딍구는 소리에 허기진 시인들이 흘리는 눈물만큼 내려도

고이고 모이도록 오랫동안 내려주면 좋겠습니다.

 

 

 

 

 

 

 

 

 

 

 

 

'아침을 열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온난화로 겨울비가 내린다.  (0) 2015.11.25
찻집 끽다래(喫茶來)  (0) 2015.11.13
십일월 초하루를 여는 화당리 임도길   (0) 2015.11.02
생태적 삶, 유기농이 시민을 만나다  (0) 2015.10.05
가을 길목  (0) 2015.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