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가 찾아온 구르미 머무는 언덕
2015. 9. 20. 08:30ㆍ구르미 머무는 언덕
괴짜가 찾아온 구르미 머무는 언덕 /오공
전화가 걸려온다.
내가 시골로 귀촌한 후 두어번 찾아는 주었지만 근래 소식이 없던 산행친구
공청수님이 주소를 찍어 달란다.
비봉산으로 비박 가는길에 갑짜기 내 생각에 가을바람을 안고 찾아 준다.
산악회를 함께 만들고 수년동안 전국을 수 없이 누비고 다니던 어느날 산행도중에
음식을 먹고 체한듯 걷지를 못하고 기다시피 내려온 며칠 후 페암수술을
받는다.
남들은 아프다고 이삼일후에나 운동을 시작하는데 이 친구는 수술 끝난 당일
아픈 몸으로 걷기를 시작한다. 수액과 핏주머니를 달고 복도를 돌고 또 돌며
수없이 반복하며 걷는다. 한쪽 페를 거의 척출했는데..
그는 엄청난 음치다.
산행후 함께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날엔 모두가 뒤집어진다.
모든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그의 노래는 상상에 맞기는 것이
정답일 것이지만 "아니요" 라는 말을 아끼는 사나이기도 하다.
지금도 쇳소리를 내며 산을 오르고 있고 산악자전거를 잃어버리기 얼마전까지
전국을 달리고 또 달렸고 아줌마 부대들을 데리고 외국으로 자전거 여행도 다니던
괴짜인 그가 3년전에도 용인 수지에서 혼자 자전거를 타고 우리집 근처에서 전화를
주던 그 친구가 오늘 "구르미 머무는 언덕"을 찾아오고 구름처럼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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