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도 반이 지난 구르미 머무는 언덕

2015. 10. 16. 12:41구르미 머무는 언덕

 

 

시월도 반이 지난 구르미 머무는 언덕 /오공

 

텃밭에 김장배추 몇포기가 벌레들에게 시달리면서도 속을 채우는 중이고 

찬 이슬이 밤하늘의 별을 안고  잔디밭에 내리는 시월의 반이 

성큼성큼 "구르미 머무는 언덕"을 물들이 찾아든다.

 

녹색의 꽈리들이 주홍색 모습으로 가을을 모셔오고 먼날 어린시절

누나들과 꽈리를 만지작 거리며 씨앗을 빼낸후 입에 넣어 

뽀드득 불던  아련한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봉선화 물들인 새끼 손가락 붕대가 풀어질세라 곱게 잠자던 연록색

봄은 간데없고 뜨겁고 말랐던 여름도 가을 문턱에서

기진맥진 쓰러지고 눈부신 가을이 벅차게 펼쳐진다.

 

여름과 가을 경계에서 화려한 꿈을 펼치던 아름다운 꽃들도 자취를

감추고 낮게 날던 잠자리들도 삶의 날개를 접고 미련을 못버린

몇몇 꽃들만이 낙엽들과 딍굴며 수수하게 가을의 풍광을 그려낸다.

 

 

 

꽈리가 제자리를 못지키고 내려 오려한다.

 

 

 

구절초..

수더분하게 가을을 그려낸다.

 

 

 

 

대용담..

파란듯 보라색으로 가을을 맞이하더니

이제 삶을 고해야 한다.

 

 

 

국화가 가을을 위해 부끄러운듯 잎을 열며

 꽃속에 숨겨놓은 국화향이 터트릴 것이다.

 

 

 

범부채의 일생..

이 씨앗이 1m 밖에 못 날라간다고 하는데

글쎄 올씨다.

 

 

 

노랑 메리골드

갓난 애기 눈을 보는 느낌이 든다.

 

 

 

구절초.

가을의 대표적인 구절초에 손님이 찾아든다.

 

 

 

황화 코스모스..

노란 코스모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 쓸쓸한 가을이 머물고 있지만

밤하늘에선 별들이 나 예쁘냐며 반짝거리고

낙엽 구르는 소리와 수많은 새들의 노래소리와

커피향이 마음을 달래준다.

 

 

 

백일홍이 뜨거운 여름을 달구더니

가을 끝머리에서도 미모를 자랑한다.

 

 

 

여름처럼 풍성하진 못해도

가을을 지켜내는 다알리아의 미소가 아름답지 아니한가?

 

 

 

금관화도 서서히 가을을 접수한다.

야생화가 아니기에 곧 집안으로 모셔야 한다.

 

 

 

깻잎을 먹기 위해 기르는 들깨..

울동네 밭에선 한창 들깨를 베어내고

그때 나는 고소한 깨향기가 하늘을 찌른다.

 

 

 

알듯 모를듯 피어난 클레마티스

일년내내 피고지기를 반복한다.

 

 

 

주목의 열매

콩알만한 넘 예쁜구슬을 매달고 있다.

 

 

 

무..

농약도 비료도 주지 않았는데

씩씩하게 잘 자라준다.

 

 

 

 

배추밭 옆에 심어 놓았던 꽃범의 꼬리가

가을을 고하며 남은 몇송이로 미색을 자랑한다.

 

 

 

텃밭에서 크고 있는 친환경 배추

벌레들의 먹잇감 배추가 굿굿하게

제자리를 지킨다.

우리집 겨울양식을 위해 건강하게

잘 자라야 할텐데...ㅎㅎㅎ

 

 

 

텃밭의 김장배추..

비료와 농약을 치지않은 진짜 친환경 배추가

무럭 무럭 자라나고 배추벌레를 손으로 잡는것이 아침 일과이기도 하다.

 

 

 

마지막 가을을 빛내는 인동초..

 

 

 

감국..

은은한 향기를 뿜어내며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이 꽃으로 감국차를 만든다는데 따서 말린 후

따듯한 물에 우려내서 음미하는 것일까?

 

 

 

울동네 호두나무 아래서 주운  호두알..

해마다 밤과 도토리 그리고 호두를 줍는 분들로 울동네 산이 몸살을 앓고

버린 쓰레기는 동네분들의 몫이 되어 버린다.

 

 

 

자색땅콩

마당에서 말리는 동안 다람쥐가

몽땅 먹어 버렸다. 아깝다 아까워...ㅎㅎㅎ

 

 

 

 

 

 

이렇게 시월의 반이 지나고 남은 시월의 반은 어떻게 찾아 올까?

고즈녁한 두메산골로 찾아드는 늦가을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들의

시심과 감성을 건드리며 젖어들까?

 

이런 가을을 고운 마음으로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