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과 다알리아의 미인대회 열리는 날
2024. 7. 23. 16:58ㆍ구르미 머무는 언덕
백합과 다알리아의 미인대회 열리는 날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간다고 했는데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선
백합과 달알리아가 누가 누가 예쁠까?
미모대회가 열린다.
올해는 긴 장마에 벌레까지 기승을 부리니
꽃대가 부러지고 쓰러지니 미모를
자랑할 겨를이 없을터
큰 키에 향기까지 풀풀 풍기는 백합
이곳 저곳에서 피는 작은 꽃들
백합과 다알리아가 얼마나 예쁠까?
까치발로 미모를 비교해 보며 기가 죽는데
건너편에서 이 모습을 바라보던 다알리아
흥칫뽕이다.
제까짓게 예쁘면 얼마나 예쁠까?
붉은 얼굴에 커다란 꽃
백합에게 미인대회를 열자고 도발한다.
미모 기준은 벌들이 더 찾는 꽃이
일등 하는 걸로 하자고 합의를 본다.
오묘한 향기를 내뿜는 백합이
일등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매력 넘치는 하얀 웃음으로 폼을 한껏 잡는데
다알리아
생긴건 합격인데 향기가 하나도 없으니 죽을상이다.
합의해 놓고 보니 지는 건 지척인데
웬걸..
벌들이 떼로 몰려온다.
예쁘고 향기 풀풀 풍기는 매력 넘치는 여인들
애인이 있을 거란 지레짐작에 남성들
거들떠보지 않는다는 전설적인 이야기처럼
백합이 오묘한 향기를 내뿜는다고 해도
독한 향기와 기세에 놀란 벌들의 외면을 받으니
이럴 수가?
고독한 백합이여!!
일등은 누가 차지했을까요?
백합
다알리아
지리산팔랑나비가
도라지꽃 품에 안긴다.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서
2024.7.21.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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