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23. 07:54ㆍ구르미 머무는 언덕
구르미 머무는 언덕
잔디밭이 노랗게 변해가니 가뭄치고는 너무 가혹하다.
내일 비가 온다고 하니 하루 더 기다려 보고 스프링클러를
돌릴까 생각 중인데
비료도 주지 않고 해마다 자연 그대로 따 먹던 매실인데
4~5년 전부터 무슨 연유인지 수확기에 병들어 떨어진다.
알고 보니 "복숭아씨살이좀벌"이란 벌처럼 생긴 놈의 짓이란다.
좀벌이 벌침 같은 관을 매실씨 속에 깊숙이 넣은 뒤 알을 낳고
자라나는 애벌레가 씨방을 먹으니 병들수밖에 없으며
방제방법은 매실이 1cm 내외로 자랐을 때부터 7일 간격으로
3번 정도 농약을 살포하면 해결된다고 하는데
농약 치는 걸 반대하던 나그네 할 수 없이 매실을 지켰냈지만
소신이 무너져 체면에 금이 갔으나 비료만은 주지 않았다는 자부심
어느 방법이 옳은지 알수없지만..
벌레 먹는 이유를 몰라 망쳤던 매실나무 10여 구루에
알이 작지만 많은 매실이 포도송이처럼 다닥다닥 달렸다
매실 수확해 주려고 큰 아이 내외가 분당에서 내려와
피할 수 없는 빗속에서 매실을 따 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이후의 세척하고 말리고 설탕에 재우는 모든 작업은
나그네의 몫이고 몇 달 후 매실액이 생산되면
우리 집 마님
삼다수병 가득 담긴 매실액 한 병씩 줄
명단이 머릿속에 그려지는가 보다..
위 다섯장의 사진은 비 온뒤 담은 사진이다.
2024.6.21.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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