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색은 여전한데
2019. 11. 23. 13:51ㆍ구르미 머무는 언덕
추색은 여전한데/오공
추색은 여전한데
동장군이
한차례 지나간다
가랑잎들이
용케도
나뭇가지 휘어잡고
힘이 모자라
비행하는 날
겨울은 미소를 짓겠지?
자손으로 남겨진 열매들
사정없는 겨울바람에
시련을 겪는데
발가벗은 나목 가지에서
바람소리 윙윙
매섭게 들리는 날
하얀 눈에
맨발로 뛰노는 개들이
미친듯 춤추는 날
동장군 새들도
날개쭉지 움추려
벌 벌 추위 타는 날
추억만 남기고
고운 추색이
슬픔속에 떠나간다.
쇠딱다구리
박새
노박덩쿨
박주가리 열매
새이름과 열매이름
율리아님이 이름표를 달아주셨습니다.
화목 보일러에게
애교를 부리는
참나무 12톤
친구가 보내준 쌀가마니와
찹쌀 현미
철원에서 시집을 왔고
밭에서 키운 배추의
빵긋 웃음에
큰 아들 내외가 도와준 김장
눈이 쌓여도
겨우살이에 기쁨만 안겨줄
나무, 쌀, 김장, 삼형제
노년을 즐기는
"구르미 머무는 언덕"의 나보다 부자 손들어 보세요~~
화목이 타 오르는 굴뚝에선
정겨운 연기가
추억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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