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만 남기고 떠나는 가을

2019. 11. 17. 21:25우리집풍경








그리움만 남기고 떠나는 가을/오공



발가벗은 알몸으로 언땅을 밀고 올라온 너

모진 추위야 물럿거라 앙증맞게 꽃 피워

나를 감동시킨 너





"구르미 머무는 언덕"



접씨꽃



백합



별이 된 자리로 환생한 너

인고의 산실에 꽃피운 너

 순산의 기쁨을 안기는구나.







백매



금낭화



 꿈을 펼치는 오색찬란한 너

술 빚는 솜씨로 향기도 빚여내는 너

 봄을 녹여주는 그리움이구나.








모과꽃



족두리풀



부용화



곤충들이 그리운 손길

슬며시 내미는 너

벌 나비 사랑은

천생연분 공생의 인연인 것을.







꽃범의꼬리



후록스



독일붓꽃



노랑창포



눈을 황홀하게

콧구멍도 벌룸거리게

밤새 활짝웃음 피워내는 너










단풍나무 열매



장미



비 오는날엔

꼭 깨물어 주고픈 청순미로

감동속으로 빠트린 너







샤스타데이지



작약



꽃향유



과남풀(대용담)



메리골드



자주달개비



비 바람이 스쳐도

꽃대를 부여잡고

가슴덜컹 겁주며 애태우던 너







쑥부쟁이



구절초



다알리아



국화(백델몬트)



클레마티스



섬초롱



매몰찬 태풍에 쓰러져도

오뚜기처럼 햇님을 휘어잡는 너

거룩한 삶을 이어가는 기쁨이여!







개양귀비



개나리





꽃잔디




매화



할미꽃



목련


이제




피나물



진달래



기생초



튜립



무스카리



제비꽃



 먼 길 떠나는 만추

미련도 인연도 기쁨과 슬픔도

모두 내려놓고 떠나는 너






개양귀비



도라지



앵초



양지꽃



범부채






왕겹벚꽃



슬픈 단풍이 양탄자 길 만들어주면

애초롭게 걷는 가을아!

정녕 그리움을 두고 훌쩍 떠나려 하느냐?




봄부터 가을까지 뜨락을 지켜준 꽃

두서없이 올렸지만

슬플때도 기쁠때도

늘 웃어주던 꽃들

애써 먼길 떠나지만

내년에 다시 그 아름다운 눈망울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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