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가 꿈꾸는 세상

2019. 9. 22. 15:52우리집풍경





과남풀



 반딧불이가 꿈꾸는 세상/오공


체면 없는 수많은 곤충들

문틈을 통해 거실로 들어와

슬그머니 자리 잡는다.


늙은 부부가 뒤척이는

잠못드는 밤에도


귀뚜라미 여치의

 인정사정 없는 합창으로

하얀 밤을 지새우는데


나비들 겨울잠을 위해

다 떨어지고 헤진 날개로

꿀 찾아 삼만리다.


가을 뜨락이 쓸쓸하다고

다알리아

풍접초도

사력을 다해 버티는데


 과남풀 이제사

꽃범의 꼬리와 어울려 

외롭게 피어난다. 


곡선을 그리며

밤하늘 수놓던 반딧불이의

꿈이 희미해질 때면


갈색 드리운

숨막히는 메마른 갈증으로

푸른꿈을 접지만


온산에 불난듯

울긋불긋 단풍을 그려내는

가을이란 화가

                                                         

그림속에 낙관을 찍는 순간

하얀 서리밭 속으로

사라지는 가을아!

                                             





뭉개구름이 파란 하늘에

몽실 몽실 피어나는 날






가을 향기가

나무가지를 흔들며

콧끝을 스쳐 지나간다.







꽃범의 꼬리


그 바람이

가슴속에 쌓였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린다.






유난히 반짝 반짝 빛나는 별들이

뜨락에 내려앉는 가을밤 






커피향이 연기처럼 코로 스며들고

탁자에 앉아 마시는 커피 한잔

 온 세상을 다 마신것 같다.






시골생활 10년

문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곤충들

따듯한 온기가 여름인양 착각하고 거실로 모여드는데

애써 잡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약도 뿌리고 파리채로 잡아도 보지만 남는건

곤충의 처절한 모습에 마음이 아파올 뿐이다.

그래 너희들도 꿈꾸는 세상이 있으려니..




과남풀

큰 용담이라 불렀는데

과나풀로 통합



밤새도록 찌르륵 거리며

잠못들게 굴지만

함께 동거하는 맛도 괜찮다.



밤새워 우는 풀벌레의 떼창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그 소리에 한이 서리는데

가는 세월 무엇으로 막을소냐.


머지않아

먼나라로 떠나갈 벌레들이지만 내년에 그 자손들이

우리들 앞에 징그럽게 나타나

인간들을 괴롭힐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곤충의 숫자가 많이 줄어들자

수십마리 참새들이 떼를 지어 날아다니며

먹이를 찾는데





꽈리

 속내를 들여다 본다.



닭장이 표적이 된다.

 떼로 몰려간 참새들 모이를 남기지 않고 다 먹는데도

닭들은 멀건히 쳐다만 본다

자기들 밥을 뺏어 먹는데 말이다.

 



다알리아


 새들을 쫒아내려고 소리를 버럭 질러 보지만

그때일뿐 다시 날아들어와 애를 먹인다.

그래 참새들에게도 먹을 기회를 주자.






다알리아





↕ 풍접초





나무에선

우두둑  떨어져야 할 밤톨들이 별로없다.

작년보다 올해엔 밤이 많이 열리지 않아서 일께다.

밤과 도토리도 해걸이를 하는 이유일 것이다.





멘드라미



네발나비


그래서

 올해엔  다람쥐도 바쁘게 먹이를 찾아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먹을것이 많이 부족할 것 같다.

물론 도토리도 마찮가지로 부족하다.





↕메리골드





 손에 잡힐듯 보이던 가을이 저물어 간다.

  가을 화가들이 나뭇잎에 붉은칠을 하는 산속의 모습들

아름다운 수채화로 그려낼 것이고

  








루리알락꽃벌





줄나비



여치


가는 가을이 아쉬운

많은 관광객들 모두가 시인인양

감성어린 시로 읆을 것이며






↕청띠신선나비




   


                                                                                            

마른 대지위로 구르는 낙엽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쎈치한 가을도

서서히 막을 내릴 것이고






↕범부채 열매

아래는 범부채







야래향(夜來香)



하얀 서릿발이 가을 풍경에게 심술을 부리며

겨울이란 계절로 접어들 것이다.









취나물


가을아!!

좀 더 머물면서 우리들을 기쁘게 해 주면 안되겠니?

반딧불이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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