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봉산의 가을
2018. 11. 12. 19:20ㆍ백운면
삼봉산(909m)
제천시 백운면 화당리에 위치
삼봉산의 가을/오공
가뭄에 더위를 물리친
개선장군
가을에게
곤충과 꽃들의
환호성에
위풍 당당했건만
상념이니 감성이니
온갖 수식어로
싯귀를 나열하더니만
세월의 수레바퀴는
쉴 듯 머물듯
눈치에 코치만 주고는
비바람
된서리에
그만 서럽게 옷을 벗는다.
어느덧
대지위를 구르며 낙엽으로
쌓여만 가는
더 머물고 싶은
가을은
쪼그라드는 몸매가
슬픈듯
그 가을이
마지막 낙엽에 사연을 담아
미련없이
떠나간다.
어느집 처마끝에 매달린
메주덩이들
빗물이 뒤엉킨
벚나무의 진액
노박덩쿨
위풍당당 허수아비
그럴듯 서 있지만
새 눈엔 별 볼 일 없는 허수아비일뿐
효과는 별로인 것 같다.
사철나무 열매
찔레열매
세차게 부는 바람결에도
온몸이 뒤틀리면서도 마지막 잎새
끈질기게 버텨낸다.
손길을 기다리다 지친
산수유가 붉은열정을 드러낸다.
한때는 자식들 공부시켜주는 고마운
산수유였는데
돈도 않되고 노인들뿐인
어둠속 농촌을 산수유만이 온 몸으로 환히 밝힌다.
뮬리?
분홍색이 아닌 연녹색이
가을에 바랜듯 보이나
연녹색 자기 색깔일 것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냘픈 몸매지만
핑크뮬리처럼
춤사위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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