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닭이 병아리를 낳았어요

2018. 9. 17. 22:13구르미 머무는 언덕





과남풀

(대용담)



우리 집 닭이 병아리를 낳았어요/오공


손자가 없는 울 집에

병아리 세 마리가 태어났어요.

경사 났어요 경사야!!!


풍성한 가을에 잘 기르려는 듯

움집에서 알을 품기에

봄에도 실패한 녀석이 무슨 재주로


그런데 놀랍게도 알토란같은

 새끼가 어미 품에서 쏘옥 얼굴을 내민다.

그것도 세 마리씩이나


너무 기쁘고 귀여워

울 마누라에게 소리쳐 불러 놓고는

손자 태어난 것 같은 기쁨이여!!


고생했다 어미닭아!

그 어미닭이 훌훌 털고 일어나자

새끼들도 쬬로록 엄마행동을 따라한다.


어미가 뒷발질로 먹이를 찾아내면

요리조리 따라다니며

먹이를 가로채고


노랑색과 검둥이로 태어난 병아리들

마 흉내로

살아남는 방법을 배우며


언젠가 홀로 서는 날

5마리의 닭과 3마리의 새끼들 부대끼며

아내는 달걀이 넘쳐나겠네.






먹이찾는 방법을 전수해 주는 어미와

배우는 병아리들








어미와 새끼가 눈을 마주치며 어찌할줄 모른다.

아이 귀여워라!!








마당에 풀어놓은 닭들

벌레를 잡아먹고 풀의 낱알을 따 먹으며 병아리 주변을 맴돈다.










꽃범의 꼬리

붕어가 입질하듯 꽃들이 웃는다.

가을이 좋긴 좋은가 보다.






코스모스







가지꽃

옅은 보라색에 수수함으로 피어나 가지를 품는다.







가지는 가을이 싫은가 보다

늙어가는 모습이 애초로운데

사람들은 가을을 노래하네.







고추도 파란하늘이 겨운듯 빠알간 모습으로

다가오며








맨드라미가 나무처럼 수십개의

꽃을 매달며 위용을 자랑한다.









고려엉겅퀴

일명 곤드레 나물이다.






백일홍

정말 백일도 더 피는 것 같다.

피고 지기를 하면서







설악초

가을이 깊어가자 씨앗들을 매달고 내년을 기약하고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 서서히 가을이 내려앉고

뜨락의 생기발랄하던 꽃들은

먼 여행을 떠난다.


그나마 다알리아가 그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과남풀이

보라색 얼굴을 쏘옥 내밀고


코스모스도 이제사 기지개로 파란하늘을 향해

하늘하늘 손짓으로 동무 하잔다


맨드라미도 빠알간 벼술로 가을을 노래하면서

풍성하던 모습들을 서서히 내려놓고


화려하고 화사하던 "구르미 머무는 언덕"

갈색으로 그려내는 가을이 명상에 잠기며

깊고 붉게 물들어 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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