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속에서 생각나는 계절들
2018. 8. 29. 11:26ㆍ아침을 열며
열기 속에서 생각나는 계절들/오공
열기 속에서 생각나는 겨울풍경
그 겨울이 눈 속에서 깊은 잠에 빠져있을 때
봄이 아쉽도록 그리운데
벼슬아치처럼 잘난 체 하는 겨울
그 자리에서 꿈쩍도 아니하지만
배초향(방아잎)
세월이란 놈
내가 그리던 봄에게 추파를 던지며
얼어붙은 동토를 뚫고 새싹으로 화답하며
꽈리
화사하고 찬란한 봄이
연록 색 물감을 뿌리며 우리들 곁으로 오는데
의시 대는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라 할 수 있겠다.
비비취
세월이란 놈
몸이 근질거리는지
화려하고 성숙한 꽃들을 모시는 여름향기
그만 그 모습을 와락 안아보고 싶은데
그 여름이 찜통더위를 몰고 올 줄이야!
기상청 가뭄의 기록을 경신하자
까마중꽃
세월이란 놈도
찜통더위에 시달렸는지 그 자리에 머물지 못하고
또 다른 계절을 찾아 여행을 떠날때
까마중
덩굴별꽃
농민들은 농민대로 도시인은 도시인대로
비여! 그대가 보고 싶노라 외치고
무심한 하늘에선 아무 응답도 없을 때
부처나비
해바라기
온 대지를 열기로 농락한 세월이란 놈
가을이 오기 전 흠뻑 비를 내려주면 안되겠니?
그 가을이 그리워질때
부추
층층잔대
맥문동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강타할 듯 덮치지만 슬며시 꼬리를 내리며
국민들 애타는 마음에 응답하듯
쥐꼬리만큼 비를 뿌려 주고는
꽃범의 꼬리
닭의장풀
며칠 후 장대비가
계곡을 집어 삼킬 듯 쿵쾅거리며
과도하게 내리자
원추리
봉숭아
추석이 코앞인데
벼농사와 당도가 떨어진다는 과일나무들의 비명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려오고
그만 마음이 저리도록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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