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 10. 11:14ㆍ아침을 열며
풍접초
일명 족두리풀이라 부르기도 한다
매미가 울때면/오공
더위에 지친 닭보다
우렁찬 맴맴 매미소리가 새벽을 열면
찬바람이 솔솔 불어온다는데
올핸 찜통 더위가
땀샘을 슬프게 한다.
잔디밭의 스프링쿨러가
땀을 뻘뻘 흘리며 물을 뿌려 대지만
모두들 새 발의 피란다.
시게 추에
잠자리들이 모여 모여
높게 높게 날아 가을을 부르고
쌍나발 맴맴 소리에 사방팔방 울어대면
성계 같은 까칠한 밤송이도
근육을 키우고
빨갛게 익어가는 대추들도
양볼에 연지 곤지 바르자
추석명절도 근거리에서 어른거린다.
열화 같은 찜통더위는
염치 없이
열기를 내뿜으며 기승을 부리지만
머지않아
갈색 물감으로 그려낸 감성어린 가을이
헐레벌떡 숨을 몰아쉬며 찾아올
것이다.
잔디밭에서
힘차게 물을 뿌리는 스프링쿨러도
땀을 비오듯 쏟아낸다.
유수처럼 세월이 흘러간다
더위에 지친 나무에 가을이 내려앉고
시를 쓰는 사람들은
가을 표현에 심혈을 기울이고
그림 그리는 화가들에겐
수채화로 멋진 가을을 그려내고
노래하는 사람들은
구성지게 가을을 노래하지만
풍성한 가을을 꿈꾸는 농부들
불볕더위로 말라버린 논밭을 보노라면
주름살에 긴 여운이 스친다.
애기 방울만한 모습이었는데 무더위 속에서도 잘 컸구먼!!
커가는 밤송이를 보면
추석이 보인다.
산호랑나비가 나타나면
가을이 너울대며 달려오는 신호처럼 보인다.
온갖 풍상을 겪으면서도
미소를 잃지않는 닭의장풀과 자주달개비
꼬맹이 너희들의 모습에 진사들은
샷타를 마구 눌러 대지만
진정 너희 모습을 담는데
어려움을 겪는단다.
도시에서는 볼수없는 봉숭아 꽃이
한창 에쁨을 받고 그 옆 사진에선 씨방이 금방 터질듯
톡하고 터질것만 같다.
설악초
잎새는 하얀 눈이 내리듯 피어나며
조그마한 꽃을 매달고 있지만
머지않아 녹두알처럼 생긴 열매를 맺어 대를 이어갈 것이다.
강아지풀?
꽃들이 진 자리에 이 아이들이 잔치를 벌인다.
씨앗이 떨어지기전에 모두 뽑아 주어야 할텐데..
부용화
무궁화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꽃들이 사라지는 꽃밭을
지켜주는 파수꾼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황화코스모스
코스모스보다 생명력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그 미모에도 벌과 나비들이 보이질 않는데..
날씨탓이렸다.
취나물의 꽃
봄엔 나물로 사랑을 받고 지금부터 늦가을까지 지조를 지키며
세월과 사랑을 나눈다.
메리골드
뜨거운 햇살에 몸가누기도 힘들어 하는 꽃들이지만
자손을 퍼트리겠다는 일념이 있기에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며 아름다움을 과시하고
내년에도 대를 이어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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