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비 내린 산책길
2017. 6. 26. 18:18ㆍ일상
금쪽같은 비 내린 산책길/오공
금쪽같은 비가
천둥번개를 타고 신나게 쏟아지니
두 손을 벌려 금비를 가슴에 안아본다.
산속은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증에 발동을 걸며
새벽산책 발걸음도 종종걸음 질이다.
바지사이로 물이 줄줄 베어들고
등산화에 물이 스며들어도
기분은 상쾌하다.
흠뻑 젖은 산수국이 눈웃음치며
어서 오셔서 사진 찍으란다.
드론처럼 생긴 포즈로 말이다.
큰 꽃은 헛꽃이고
작은 꽃은 참꽃이란다.
큰 꽃을 얼굴 마담으로 벌과 나비를 꼬인다는데
산성이 강한 땅에선 보라색으로
알칼리 땅에선 분홍색으로
중성에선 하얀색으로 분칠을 한다는데
산수국의 곱디고운 모습이
여인들이 애용하는 브로치도 닮고
보석처럼 별별 모양으로 보인다나?
헛꽃을 일부로 따 버리면
벌과 나비가 오지를 않아
참꽃이 수정을 할 수 없다고 하며
참꽃을 찾아 벌들이 수정을 시키는데
헛꽃은 할일 다 했다는 듯
화려함도 버리며 먼 길 떠난단다.
오묘한 이치다.
비에 흠뻑 젖은 산수국도
내 바지와 등산화에 물이 그득 고여 있어도
기분좋은 산책이었다.
분류:장미목 > 범의귀과 > 수국속
학명:Hydrangea serrata f. acuminata (Siebold & Zucc.) E.H.Wilson
물레나물꽃도 보이고
털중나리도 보이고
우산나물꽃도 보였지만
산책길 내내 산수국 이 지천에 갈려
멋스럽게 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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