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무꽃
2017. 6. 12. 15:56ㆍ일상
※산골무꽃인지 그늘골무꽃인지 그냥 골무꽃인지 알려주세요.
산골무꽃/오공
6월 들어 새벽산책은
아름다운 꽃도 매콤한 찔래향도 아카시도 멀리 떠나가고
산속을 걷는 내내 새들도 육추를 끝내고 산후조리에 들어가는지
조용하기만 하다.
멧돼지가 먹잇감 찾는데 물불 가리겠는가?
곳곳마다 헤집어 흔적을 남긴 자리에 샤스타데이지들도
수난을 당했는지 꽃송이들이 이리저리 나뒹군다.
꽃 찾아 두리 번 거리며 걷는 그때 숲에 가려진 골무꽃이
세월의 끈을 놓지 못한 채 꽃송이와 열매를 매달고 겨우
목숨만 연명하며 내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20여일전에 본 골무꽃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애들은
무슨 볼일이 남았다고 아직 이 자리에서 멀리 떠나버린
봄을 붙잡고 놓지 못할까?
나의 모델이 되려고 그 자리를 못 떠나고 있을까?
씨앗이나 뿌리고 떠나겠다고 전해 달라는 것일까?
산골무꽃인지 그늘골무꽃인지 구분이 어렵지만
사랑스러운 골무꽃의 보라색 웃음에 흠뻑 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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