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31. 10:52ㆍ구르미 머무는 언덕
"구르미 머무는 언덕" 으로 아장 아장 걸어 오는 봄/오공
남쪽엔 한 달 전 매화가 눈 오듯 피었고 지금은 진달래 축제가 열린다는데
해발 350m의 "구르미 머무는 언덕" 으로 봄이 아장아장 걸어오고 있다.
밭에선 농부들이 감자와 농산물을 심으며 봄이 왔음을 알리는데 봄옷을
입은 손님은 먼발치에서 연녹색 바람으로 살랑거리며 주춤거린다.
봄을 알린다는 생강나무는 이제사 노오란 꽃잎을 매달고 산수유나무에선
노란 꽃봉오리를 터트리려고 하니 다른 곳 보다 한 달 이상 늦게
봄을 맞는 것 같다.
봄이 왔다고 꽃봉오리를 들여다 보고 찬란한 봄을 느끼려는 찰라 어느 샌가
봄은 지나가고 여름 같은 날씨가 되어 찾아오는 이상기온
속에서 나른함을 맞이할 것이다.
높은 지대라 그런지 생강나무가 이제 봄을 알리는데
어린 병아리가 안기듯 내 품속을 파고든다.
벌들도 바쁘게 꿀을 찾아 이꽃 저꽃으로 옮겨 다니지만
꿀 동냥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청아한 소리를 내며 계곡물은 흐르고 새들은 짝을 찾으려는 듯
바쁘게 날아다닌다.
산수유가 생강나무와 경쟁하듯 오랜 진통 끝에
꽃망울을 터트리려고 한다.
다른 곳에선 목련꽃이 흰옷을 곱게 입고
봄마중을 나왔다는데 울 동네에선 이제 겨우 잠에서 깨어난 듯
부시시한 꽃망울로 얼굴을 내민다.
앞으로 열흘정도면 꽃잎을 열려나?
하얀 소복으로 봄마중 나오는
그대가 그립다.
청매화의 꽃봉오리
청색을 띄며 피어나는 네 얼굴에서
첫사랑의 풋풋함이 엿보이고
매실차를 마실때
시큼하면서도 상큼한 맛은
그리움을 자아내고
음메!!
벌릴 듯 말듯 필듯 말듯 놀리는 거냐?
매화가 꽃을 피는날 울 동네에서 기르는
수 십만 벌들이 몰려 올텐데
수정이 잘되길 기대해도 되겠니?
돌단풍도 봄맞이에 동참하려는 듯
꽃봉오리를 곱게 단장을 한다.
개나리...
노랗게 피어나 능수버들처럼 늘어져
뭇 시선을 사로잡을 텐데 봄은 만만치가 않네.
라일락 후드러지게 피면 그 향기로
벌과 나비가 어울려 한바탕 놀고 갈텐데
언제쯤 꽃잎을 열려나
홍매도 꽃망울을 매달고
달려 오지만
널 눈빠지게 기다리는 사람은 "구르미 머무는 언덕"
의 화부로 사는 주인이란다.
모란이
빠알간 잎새를 열려는 찰라지만
아름다운 꽃이 필때쯤이면
다른 꽃들도 덩달아 피어나 아름다움을 다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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