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6. 16:23ㆍ구르미 머무는 언덕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도 봄이 성큼 다가온다/오공
봄은 언제쯤 올까?
추워서 엄두가 나지 않은걸까?
조바심으로 뜨락을 쳐다보고 또 쳐다봐도
봄소식이 느린듯 마냥 걸어오는 그날
비가 온다.
메마른 대지에 노루오즘 싸듯 비가 내리지만
목마른 새싹들에겐 금비보다 더 맛있게 내린다.
팝콘 터지듯 한송이 두송이
매화가 방긋 웃는다.
살구꽃도 벌을 부르고
비맞은 얼굴엔 분홍빛이 부끄러운가 보다.
산수유도 덩달아 꽃잎을 연다
산속깊은 곳 언덕에서
노랑물감 터트리듯 수채화를 그려내며
봄이란 놈이 페달을 밟으며 연록색으로 달려온다.
제비꽃이라고 부르는것이 맞을까?
부끄러운듯 벌을 부른다.
코를 박고 꿀을 찾는것 같은데
그곳에도 꿀이 있을라나?
산수유도 꽃잎을 연다.
사랑찾아 다니는 곤충이
꿀욕심을 부리는데 조금 더 꽃잎을 열어야지..
벌이 양 옆구리에 화분을 달고도 열심히 꿀을 탐익한다.
꽃가루도 별로 없을텐데 용케도 찾아냈구나.
매화가 이제사 기지개를 펴며 벌에게 아양을 떤다.
청매화가 아련한 향기를 내 뿜으면서..
비에 흠뻑 젖은 청매화
한떨기 꽃이라고 해야하나?
그리움/김용택
매화꽃 피면
그대 오신다고 하기에
매화더러 피지말라 했지요
그냥,지금처럼 피우려고만 하라고요
분홍빛깔로 님을 유혹하려는 걸까?
살구꽃일까?
매화꽃과 유사하니 구별하기가 어렵다.
매화가 만발하고 다른꽃들도 피어나면
울동네 벌들이 웅웅 거리며 떼거지로 몰려 올테고
그윽하다는 향기로 코가 벌룸거릴 것이다.
돌단풍도 봄맞이에 꽃단장 들어가고
<잎새가 단풍처럼 생겼다고 돌단풍이라 불린다고 함>
개나리도 한두송이 꽃잎을 여는데
하루가 다르게 흐드러진 주변따라
노란물결로 화답 할 것이다.
민들레 노란꽃이 병아리처럼
귀엽게 내 마음을 파고 드는데
벌들도 내 맘을 알았을까?
봄이 화들짝 놀라서일까?
이곳 저곳에
입 다물었던 꽃봉오리를 터트리며
꽃잎을 마구 토해낸다.
매실꽃속엔 향기 만드는 공장이
숨어 있는지
한창
향기를 아련하게 뿌리며
기고만장이다.
'구르미 머무는 언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춤추는 뜨락 (0) | 2017.05.11 |
---|---|
"구르미 머무는 언덕"을 찾아온 친구들 (0) | 2017.04.24 |
"구르미 머무는 언덕"으로 아장 아장 걸어 오는 봄 (0) | 2017.03.31 |
"구르미 머무는 언덕"을 장식한 꽃들 (0) | 2016.09.07 |
장마가 숨을 고를 때 (0) | 2016.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