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3. 12:44ㆍ구르미 머무는 언덕
구르미 머무는 언덕의 칠월 셋쨋날 /오공
장마철이라 습기가 넘쳐나 후덕지근하고 몸과 마음이 찌푸듯 하다.
후덕지근한 습기를 잠재워줄 제습기가 돌아가는데 신경을
거스르는 모타소리 때문에 더 짜증이 난다.
백합이 피기 시작하자 뜨락을 채우는 매콤한 향기와 미모 때문일까?
폼잡던 꽃들이 뒷전으로 밀려 백합에게 여왕자리를 내 주는 그때
다알리아가 화려한 외출을 시작한다.
아직은 엣되지만 색감을 달리하며 수많은 꽃송이를 매달고 피어나면
여왕자리를 두고 미모와 향기로 치열하게 뜨락을 달굴 것이다.
잔디밭에선 두마리의 닭들이 평화롭게 놀고 있지만 문 여는 소리가 들리면
달려와 모이를 달라며 시위를 한다. 소리를 들어보면 어제도 그제도
그 소리가 비슷하다. 그들 세계의 언어가 있는 것 같은데..
입다물고 사는 부부가 무슨 재미로 살까? 새로운 꽃들이 피어나고 새들이
찾아와 모이를 쪼고 고양이들은 살금 살금 먹이를 축내며 닭들이
앙탈하는 이런 재미난 광경에 도란 도란 소통이 된다.
마음 약한 울 마누라 쌀독을 열어 모이를 챙겨주고 꽃밭으로 내려가서
꽃들과 이야기 삼매경에 빠진다.
"애야 어제보다 더 예쁘게 컸구나"
"어쩜 이런 좋은 향기를 안겨주니"
"너는 안보이더니 나보러 왔니"
예쁘고 아름답다는 칭찬에 화답하듯 이곳저곳에서 꽃들의 함성이 뜨락을
가득 채우고 새롭게 피어날 꽃들도 잉태의 진통을
울 부부에게 안겨줄 것이다.
새벽부터 거울과 싸우는 새들이 아침을 연다.
무슨 새일까?
※쇠박새라고 한답니다.
이 새들이 사라지면 또 다른 새들이
거울과의 한판 승부를 벌리는데 다른곳으로 가자며
암놈이 짹짹대며 성화를 부린다.
도라지꽃
그대를 보는 순간
그 입술에 정신이 혼미해 온다.
그대를 만나는 순간
조용한 내 마음을 흔들며
환희가 몰려온다.
접씨꽃이 포근하게 내 마음에 안기며
건강을 기원 해 준다.
사랑의 총알처럼 내 가슴을 파고드는 너!
빠알간 마음으로 가슴을 적셔오는데
크레마티스에 붕붕이 손님이 찾아들고
원추리꽃이 피고지기를 반복하며
분위기를 바꿔준다.
꽃입술 속을 들여다 보면
미색의 아름다움에 빠져
사랑의 미로를 헤멘다.
백합..
도도한 여인이 풍기는 그런 냄새가
마음을 파고 드는데.
톱풀.
흔한 꽃이지만 감초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루드베키아.
멀리서 보면 해바라기처럼 보이지만
군락을 이루면 보기가 좋다.
백합꽃에도 벌들이 찾고
나비들도 찾아올것 같은 예감이...
다알리아..
너비가 20cm가 넘는가 보다.
딱 한송이가 피어 내 눈을 즐겁게 해 주는데
며칠후면 수많은 색갈의 다알리아가 여왕의 자리에 등극 할까?
애야..
피어나지 않은 거기엔 아직 꿀이 없다네..
침 발라 놓는거니?
인동초..
향기가 달콤하다.
접씨꽃 당신..
이런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싶다.ㅎㅎ
하늘 말라리..
하늘을 향한 일편단심..
이렇게 하늘을 보면 하늘 말라리라 부르고
앞을 보고 피면 중나리..
초롱꽃..섬초롱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보고 있으면 꼭 안아주고 싶은 여인같다.
기생초..
기생처럼 야하지만
속은 꽉 차 보인다.
여기도 다알리아..
아직 아기다.
붉게 물들며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것이다.
설난.
10cm 크기의 난이라고 하는데
앙증맞게 예뻐요..
금관화
메리골드
상추꽃
족두리꽃
세상엔 여러가지 꽃들이 피고
눈을 즐겁게 해 주지만 이 꽃은 정말
족두리를 쓴 여인을 연상시킨다.
포도가 근육을 키워가는 7월은
과일들이 수없이 쇼핑 나오는 계절..
입에 침이 고이기 시작한다.
백합을 찾아온 나비..
둘이 사랑의 합방을 끝내고 헤어지면서..
날갯짓이 여름이 왔음을 알리지만
아직 매미소리가 들리지 않는데
이상 기후 때문일까?
백일홍..
글 그대로 백일은 피는 것 같다.
실증을 느낄 수 없는 꽃 백일홍
수수한 네 모습이 참 보기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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