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머무는 언덕"을 찾아온 친구들

2017. 4. 24. 21:59구르미 머무는 언덕




"구르미 머무는 언덕"을 찾아온 친구들/오공



꽃비가 내리고 복사꽃이 화사하고 붉게 물들이던 날

짝잃은 친구와 원앙친구 부부가 꽃길따라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

머리에 하얀 서리를 이고 무거운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찾아왔다.



서로 큰 연락이 없으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겠지?

무심한 듯 안부가 그리웠는데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만난다는 것은

축복중의 축복이 되겠지?



찬란한 봄날에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 핀 꽃들의 환영을 받으며

먼 길 달려온 친구들이기에 대접이 소홀하지 않을까 부담이 되지만

우리들 사이가 뭐 이런 인사치레나 따질 나이던가?



모든 것 내려놓고 제발 아프지나 말자.  

이렇게라도 억지로라도 자주 만나 무턱대고 찾아가야 되는데

가로막힌 장벽이 무엇이 길래 자주 만날 수 없단 말인가?



그냥 발길 닫는 대로 찾고 찾아가는 거지 번잡스럽게 인사치레로

말로만 오가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말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오고 가자 그리운 친구들아.








복사꽃이 함박웃음으로 친구들을 맞는데

봄이 그대들을 그리워 하듯이 말이다.








혈기가 넘치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주름이 깊어가고

건강문제가 테이블 위에서 춤을 춘다.










꽃비가 내리는 날

즈레밟고 찾아온  친구들아!

봄날 같은 싱싱함을 잃지말자꾸나...









서로 오가는 말에 공감이 가는

이야기 주제는 역시 건강이었지..

건강하자!









우리들 모두가 이렇게

불타는 젊은 시절이 있었는데

노병이 되어 가는구려.








.

좋은 공기속 시골에서 살아 그런지 조금만 꾸미고 나면

40으로 보여진데나?

웃긴다 웃겨...ㅋㅋㅋ

덕담이 넘넘 심하다.










우리들의 어렸을 적 마음은 꽃길처럼

하얀 마음이었는데

세월에 장사 없다는 말 진짜네.









이보게..

뭘 그리 생각하시나.

마나님이나 잘 챙기소...









열정이 넘치던 그 시절엔

꽃처럼 정렬도 넘쳐났는

할배 할매가 되어 손자들 자랑 질이나 하니 말이다...









뭘 쳐다 보슈 제수씨..

내 얼굴에 뭐 묻었수?









그래도 남은 인생길

금낭화처럼 뽀사시하게 살아 봅시다.









봄나물에 취해본 식탁

왕이 부럽지 않소...

지금 우리가 왕이로소이다..ㅎㅎㅎ


햇살도 부러운듯  

바람도  살랑불고

꼭 시샘하듯이 불면서 향기를 퍼 나른다.










며느님 자랑에 우쭐댄다...

지금 시대에 시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며느님이

몇이나 될까?

부럽다고 해야 하나, 묘한 뉴앙스가 풍긴다.









쪽빛하늘 아래에서

나이에 분칠을 해 보지만

이렇게 해맑아 지지는 않을 거야...








떠나기 아까워..

커피로 마음을 달래 보지만

아쉬움은 허공에 남는 것








이제가면 언제 또 만날까?

건강이 허락하면

세월에 주름이 잡혀도 계속 만날 꺼야...


내가 서울 가면 연락해서 만나면 될걸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잘 가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