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12. 21:52ㆍ화당리
가을 이별/오공
한파가 지나간 자리엔 모든 나뭇잎과 꽃나무들이 고개를 처량하게 숙였다.
언제든 겨울에게 자리를 내어줄 준비는 되어 있었지만 너무 빨리 찾아온
추위에 나뭇잎이 단풍의 꿈도 펴지 못하고 마른 잎새로 생을 마감한다.
누구의 돌봄도 없는 사과나무에 달린 우중충한 사과들이 새들의 배고파하는
안쓰러운 모습에 자기 몸을 서슴없이 내 주고 꿀 찾아 헤매는 야생벌에게도
몸을 내주는 자애로움을 보인다.
그래도 이건 아니지 라며 꽃잔디가 듬성듬성 꽃을 피우며 가을하늘을 향해
마지막 진한 향기를 뿌리며 내년 봄의 화려함을 기약하고 밭 한가운데 뒹구는
발가벗은 호박도 야속한 듯 동상입은 속내를 내 비친다.
하늘거리며 파란하늘과 잘 어울리던 코스모스도 씨앗을 품으며 내년엔 나보다
더 멋진 꽃으로 환생하라는 듯 바람결에 자식들을 날려 보내며 이별을 고하고
감나무엔 감들도 배고파하는 새들에게 몸을 내줄 준비로 맛있게 익어간다.
가을과 이별하는 모든 동식물들이 겨울준비에 들아가듯 인간들도 김장과 땔감등
두터운 옷으로 겨울준비에 여념없지만 가을의 풍요스러움이 아쉬운 가운데 세월의
수레바퀴는 한치의 양보없이 쉼 없이 돌아간다.
동상입은 호박..
이깝다 아까워!!!
길가에 멋대로 자란 사과나무.
돌봄이 없으니 색깔이 좀....
꽃잔디가 보란듯
예쁘게 피었건만 허세다 허세야!!
새들의 먹이가 될 감이
자애롭게 달려 새들을 부른다.
코스모스의 씨앗...
범부채의 씨앗
1m이상은 날지 못해 한걸음씩만 퍼진다는데
정말일까?
모과가 못 생겼다구요?
모과에 설탕을 재워 며칠후 먹어보면
그 향기가 입안에 스르르 녹아 내린다.
못 생긴 모과 모습의 생각은 어디로 갔지?
꽃 말린것처럼 한파에 고개숙인 메리골드.
예쁜 꽃만 블로그를 장식 하지만 이런 모습도...
방아꽃도 바람결에 씨앗을 날린다.
'화당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연인의 힘들게 살아가는 이유 (0) | 2016.12.06 |
---|---|
콩타작 하는 농민들 (0) | 2016.11.29 |
쓰레기로 산속이 아프다 하네요 (0) | 2016.10.20 |
개천절 날 시골 울동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0) | 2016.10.02 |
불타버린 자연인의 처절한 절규 (0) | 2016.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