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6. 22:41ㆍ구르미 머무는 언덕
봄을 시샘하는 추위/오공
봄이 얼어 죽겠다고 감기와 몸살로 콜록콜록 기침에
꽃봉우리도 꽃잎을 다물고 있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에 오는 훈풍이 노여웠을까
새벽 수은주는 서슬이 퍼렇게 영하로 곤두박질이다.
개똥인지 쇠똥인지 모를 새들이 분주하게 날아다니며
새끼 키울 명당자리 찾아 요란을 떨지만
세상살이 그리 만만한 구석이 있겠는가?
여리고 여린 제비꽃 두송이가 하늘에서 내려 왔을까?
귀한 몸이라 봄 햇살이 그리운지 새초 롬을 떤다.
꽃잔디도 봄 바람에 마음이 급한지 동료들을 팽개치고
뱀혓바닥 내밀듯 날름 얼굴을 내밀고
딱 한 송이로 피워낸 꽃잔디가 분홍빛 얼굴로 방끗거린다.
겨울이 지나고 봄 새싹들이 움트는데 화목을 자르는 나..
참으로 한심하지만 겨울 내내 배부르고 등 따듯하게 해줄 나
큰일 해낸 것처럼 흐뭇하고 마음이 부자가 된다.
화부로 살아가는 인생이지만 딱 한사람 일년 내내 마누라
솜이불처럼 따듯하게 데워주는 나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오려
최고 남편이란다.
그립다 봄아!
꽃잔디가 분홍웃음으로 까르르 웃는다.
꽃잔디가 타래감듯 꽃봉우리를 말아 올린다.
며칠후면 길가를 눈부시게 수 놓을 꽃잔디가 워밍업을 하며
봄을 유혹한다.
추위가 떠날줄 모르자 청매화가 꽃봉우리를 매달고
며칠째 이 모습으로 버티고 있다.
추위야 물럿거라...
산수유도 추위와 싸우면서 꽃잎을 열려고 애쓰지만
추위가 풀려야
이곳 산골에 노란물결로 봄단장을 할 것 같다.
이름을 알수 없으나 어렸을때 이런꽃을 보고
제비꽃이라고 불렀던 기억인데 맞는지 모르겠다.
곤줄박이라 하던가?
둥지를 찾아 두리번 거리는 것 같은데
냄새가 많이 날텐데 그 곳을 왜 들여다 보니?
나를 노려본다.
사진기가 신기한가 보다.
화부로 살아가는 내 신세.
말인즉 운동삼아 한다지만 노동이다 노동이야..
어~~허리가 아프다.
무슨 새인지 모르겠으나 떼를지어 다니며 둥지를 찾고 있는데
모델하기엔 성질이 너무 급한지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율리아님이 "어치"라고 가르쳐 주셨다.
무슨 새일까?
※"박새" 라고 한다.
겨우내 날씨가 따듯하고 습기가 많아
곶감에 곰팡이가 피어 새들을 주려고 나무에 매달았다.
먹으러 올때 한방 찍을 수 있을까?
추위도 아랑곳 하지않던 봄이 시계바늘은 돌리고 있고
연록색 붓칠로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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