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끝자락에서

2016. 5. 15. 22:43아침을 열며



봄의 끝자락에서/오공


봄이 너울너울 저물어 간다.

추운듯 더운듯 여름이 코앞에서 어른거린다는 말이다.


오후늦게 울 마누라와 함께 가벼운 산책을 나선다.

아침산책에서 가보지 않은 길로 들어서자

코끝을 자극하는 향기가 울 부부를 반기고


우유빛 하얀 찔레꽃이 자릿한 향기를 부채질 하며

가던 길을 멈추게 만든다.


육이오 어린시절 찔레 순을 벗겨 먹었던 기억이 찡하게

가슴을 멍때리며 배곯았던 힘든 추억이 되살아난다.


마음이 우울해 있을 때 어디선가  달달한 향기가 몰려온다.

아카시꽃 향기에 찔레향이 어울린 냄새다.


피난시절이 떠오른다.

등하굣길 아카시꽃을 손으로 훌터 먹으며 배고픔을 달래던

서러움도 모르고 뛰어 놀던 순진했던 기억속에 빠진 나..


계곡물이 청아한 소리를 내며 거침없이 흐른다.

걷고 또 걸으며 맺힌 등의 땀방울을 식혀주듯 시원스레 흐른다.


층층나무에선 층층으로 꽃이 피고 주변 이름모를 꽃들에서 풍기는

향기가 섞어서인지 그윽함이 온 산을 정화시켜 나간다.


봄을 수 놓던 아름다운 꽃들은 이제 여름에게 그 자릴 내 주고

감내하기 힘든 무더운 더위를 몰고 올 것이다.

 






울동네에선 야생 목련이라고 부르는데..

군더덕이 없이 아름답다.







함박꽃이라고도 불리는 꽃이 뽀얀 봉우리로

우리 부부를 반긴다.

꽃이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몇년째 이 나무를 보는데

더 크지도 않고 꽃송이도 몇개 달지않아

안타깝지만 내년엔 더 많은 꽃을 달아다요.







찔레꽃이 피기 시작했다.

향기중에 이 보다 맛난향기는 없을 것이다.

물론 내 생각이지만...






무슨꽃인지 모르겠지만

해마다 계곡 가장자리로 매밀꽃처럼 군락을 이루며 핀다.







크게 확대 해 보면 당귀꽃처럼 생겼는데

이와 비슷한 꽃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아카시아꽃







아카시아꽃 향기에 코를 씰룩거리며

옛 추억에 잠겨본다.






층층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향기가 은은하게 난다.






만개된 층층나무꽃..






쥐오즘풀이라고 이 곳 사람들은 부른다.







울집 경계에 이 꽃들이 무더기로 피어있다.

무슨 꽃일까?

모른는 꽃이 넘 많다.







야생 큰으아리가 누구를 위해 꽃을 피우는지 알길이 없지만

나름 향기는 감칠맛이며 산속의 곤충들을 불러 모은다.


봄의 끝자락에 서 있다.

더위가 찾아오고 비가 많이 내리는 계절인 여름이다

피하기 힘든 파리 모기 벌등이 기승을 부릴것이기에

예방만이 건강을 지켜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