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27. 09:53ㆍ구르미 머무는 언덕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 봄눈이 내렸네 /오공
2월도 마지막 날로 달려가는 26일 밤 허공을 가르며 눈이 내린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상큼한 눈 냄새에 정신이 맑아지고
하얀눈 속에 빠진 울 동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봄을 시샘하듯 내린 눈이지만 눈속에 그리운 봄이 아련히 그려지고
내마음속에 머물던 묵은 때도 말끔히 씻어낸다.
머지않아 서로 카톡으로 봄소식을 전하는 것처럼 너나할 것 없이 동시다발로
밀어올릴 새싹들이 온 대지에 봄냄새를 풍기며 수채화를 그려낼 것이다.
햇살이 퍼지는 따듯한 날씨로 오래 머물지 못하고 녹아내리는 눈이
새싹들에게 물과 영양분이 되어주는 오묘한 자연이치가
새삼 감탄스럽다.
파릇 파릇 대지를 열어갈 봄, 얼었던 심신도 풀어줄 봄, 얼었던 마음도
보듬어줄 봄이 사알짝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 찾아온다.
솟대에 눈이 곱게 쌓였고
어설픈 장독대에도 봄소식이 쌓여있다.
따듯한 겨울나기 화목들...올해는 5월말까지 그리고
9월부터 울집을 따듯하게 데워줄 화목들이다.
내겐 보물 1호이다.
울집 암탉들이 모이를 달라고 내옆에 와서 보채고 있다.
아침에 밖에 나오면 모이를 달라고 이상한 소리를 내며
내 옆으로 달려와 떠나지 않는다.
매실나무에 눈꽃이 피었네.
이곳은 남쪽보다 한달정도 늦게 매화꽃이 피어나는데
꽃이 필때면 영하10도를 오르내리는 봄추위에
꽃들이 얼어버린다.
눈속에 파묻힌 울집
옻나무..
올봄 두릅처럼 옻싹이 피어오르면
많은 분들이 이 맛에 빠질것이다.
오른쪽은 헛개나무
왼쪽은 목련나무인데 송글 송글 봉우리를 맺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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