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내과를 찾는 날

2015. 10. 5. 23:50나의 글

 

종양내과를 찾는 날/오공

 

집사람이 유방암의 항암주사를 끝으로 두번째 종양내과를 찾는 날이다

일주일전 뼈스켄, ct, 초음파및 혈액검사의 결과를 보는 날이기도 하다.

 

가을냄새가 콧끝을 간지럽히는 산속 안개를 뚫고 서울로 가는동안

우리부부는 약속이나 한듯이 아무말 못하고 서로의 머리속만 복잡하다.

환자의 입장일때만이 이 말이  이해가 될 것이다.

 

왠지 기분이 얹잖은 말투로 초음파 이야기를 꺼낸다.

초음파는 장기의 모든영역에 암이 퍼젔는지 꼼꼼히 들려다 보는것인데

콩팥쪽을 계속 오르내리며 들여다 본 것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검사하는 분에게 여쭈어 보았느냐고 하니까 의사가 말해 줄거라는 

그 말 한마디가 일주일 내내 머리속을 맴돌았을것 같다.

이런 말의 의미를 이겨내야 하는 고통도 따른다.

 

의사가 부른다.

잘 지냈느냐고 묻는다.

 

한참 뜸을 드린 후 마누라의 손을 꼭 잡으며 모든 검사가 깨끗하단다.

어지러움증이 있다고 하자 다른 원인일 것이고  빈혈수치도 좋아

헌혈을 해도 좋겠다며 6개월후 같은 검사를 받은 후 보다.

 

밖으로 나와 헌혈 하러 가자고 말하자 마누라 피식 웃지만

그 모습이 아주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창경궁

가을이 내려앉는 고즈녁한 고궁에 내 마음을 내어주는

그곳이 서울대 암병원 정원에서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서울대 본관

너무 복잡해 차를 주차하는데 30분이 걸렸다.

 

 

 

암병원

복잡한 본관보다 시설도 현대적이고

쉴수있는 공간도 많고 친절함은 호텔수준이다.

 

 

 

암병원 내부 모습

모든 시설이 현대적 감각으로 딱딱한 느낌을 주지만

이곳 저곳에 그림과 사진으로 부드러움을 나타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암병원일 것이다.

 

 

 

 

 

종양내과에서 문을 열면 미니정원이고

이곳에서 창경궁과 창덕궁 일부 그리고 인왕산도 보인다.

 

 

집으로 오는길  조계사 입구에 가을을 입히고 있고

국화향이 묻어나는 불심을 상상 해 보며

오늘 우리부부의 가장 기분좋은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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