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머무는 언덕을 찾아온 여고 동창들

2014. 11. 15. 07:27구르미 머무는 언덕

 




        구르미 머무는 언덕을 찾아온 여고 동창들 /오공

 

경남 고성과 부산 리고 서울에 살고 있는 울 마눌님의 어릴적 친구 세분이 떠들석하게

 "구르미 머무는 언덕"을 방문 해 주었다.

 

몇개월전에도 집사람의 병문안차 찾아 준 친구들.. 

멀리 달아나는 늦가을을 놓칠세라 찾아 오건만  가을은 기다리지 않고 앙상한 가지만을

남긴채 산야가 모두 쓸쓸하게 변해 버리는데 유독 가을의 끈을 놓지 못하고  아직도

그 자리에서 화려한 모습을 지탱하는 몇구루의 단풍나무들이 할매들이  된 친구분들을 반기며

탄성을 지르게 한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친구의 도착시간이 남아서 잠시 짬을 내어 제천의 청풍명월

가는길  금월봉과 청풍호수의 저녁노을 경치를 구경 시켜 드리고 내년 봄 다시 방문한다면

청풍명월의 화려한 벗꽃과 더 많은 구경을 안내 해 드리고 싶다.

 

지나온 어린시절 함께한 동심속에 풍덩 빠져버린 할매들이 편한대로 눕고 앉아 밤새는

모르고  별 이야기도 아닌 대목에서 까르르 웃음보가 빵빵 터지며 밤을 지새운다.

 

밤새 코흘리개 시절 뛰어 놀던 그리움이 남아서일까? 아침 기상에 할매들 얼굴에

주름살이 보이지 않는것 같다. 늙어 갈수록 함께 모이고 만나 지난 이야기로 세월을 낚을

있다면 얼마니 좋을까? 아련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이런 모임을 자주 열어야겠다.

 

기다리는 사람도 오라는 사람도 없을텐데 이틀밤을 보낸뒤 각자 집으로 간다고 일어선다.

허기사 아쉬움을 남긴채 떠나가야 그리움에 겨워 다시 찾아 올것이 아닌가?

 

터미널이 있는 원주에 가니 아직 출발 시간이 남아 있어 바람을 쏘일겸 윈주천을 찾았다.

억새와 갈대가 바람에 은빛을 발하면서  일행의 가슴을 뻥 뚫리게 만든다.

여기서도 동심에  발동이 걸렸는지  자지러 지게 웃고 깔깔대며  앤돌핀을 쏟아낸다.

 

버스시간이 기까워 온다. 만날때까지 건강 하라며 그녀들을 떠내 보냄이 아쉬웠을까?

짧은 만남의 긴 여운이 아쉬운지 울 마눌님의 눈가에 촉촉한 이슬이 맺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