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머무는 언덕을 찾아온 친구들 /오공

2014. 11. 10. 13:39구르미 머무는 언덕

     




              구르미 머무는 언덕을 찾아온 친구들 /오공

 

낙엽이 아름다움을 뽐내던 날 서울서 돈키호테처럼 살다가 이민간 친구가  8년여만에

미국에서 왔다며 어려운 일 도맡아 처리하는 의리의 사나이 의정부 친구부부가

그립고 보고 싶었던 친구부부 그리고 두달전 바람처럼 세상을 등진 친구 미망인을 함께

모시고 시골 우리집을 방문한다.

 

미국에서 온 친구는 총각시절 인생의 밑바닥 생활을 직접 경험하고 돌아 가신 형님의

딸을 입적 시키며 해외 유학을 보내는등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선행을 베풀고

일생의 한번뿐인 자신의 결혼도 외국처럼 시골 정원을 빌려 초졸하게 치루는등

시대의 선각자적인 행동을 서슴없이 해낸 사나이...

 

대한민국의 모든 산이 자기 것인양 종횡무진 헤집고 다니 앞서 가는 산꾼을 추월해야

직성이 풀렸다는 그가 잠도 자지않고 "도불수북"의 산행을 수 없이 반복하체력의

한계에 도전하던 알려지지 않은 이 시대의 진정한 산꾼이었으며 그가 새로운 곳  

바위산을 찾아 나선다.

 

그가 등벽과 빙벽으로 모든 바위산을 복 하던 날 바위 밑으로 추락하는 큰 사고로  병원

신세를 지고 퇴원 하면서 스스로 모든 산에서 하산한다. 물론 마음만 그렇다는 것이고...

 

스피드가 그리워 수입이 금지 되던 시절 5공 황태자들이 즐겨 타던 할리 데이비슨을  

겁없이 매입하여 스피드와 엔징 굉음에 푹 빠져 수 많은 사고를 당하고 생사를 오가면서도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오뚜기처럼 살아 났다고 회고하는 행운의 사나이..

 

미국으로 훌적 떠난 그가 헬리곱터에 실려 이건희 회장이 치료 했다던 저체온 치료로

스텐트를 박고 기적처럼 살아서 나의 집을 찾아온 것이다.

 

돈키호테처럼 살아온 그  옆에서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 낸 부인이 너무 위대해 보이고 

그녀를 이 시대 최고의 내조자로 인정해 드리고 싶을 정도며 그녀의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숯가마 속처럼 새까맣게 타 있을 것이다.

 

어떻게 대접을 해야 할까 고민중이었는데 바로 해답을 내 놓는다.

형님, 제가 먹고 싶은 것은 청국장과 두부 그리고 짜장면이 내 생애 최고의 밥상이라며

미국에서 그리웠던 음식에 만족해 하며 우리 부부의 근심 걱정을 한방으로 날려 버리는

토속적인 그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또 다시 미국으로 떠나가는 부부에게 건강과 행운이

있기를 진정 기원하며 또한 술과의 전쟁에서도 혁혁한 전과가 있기를 기대 해 본다.

 



 



모처럼 모여 지난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고


 

이 두분이 한이불을 덮는 사이로 미국에서 오다.


 

이 시대 의리의 사나이 의정부 친구가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왼쪽이 두달전 부군을 하늘 나라로 보낸 친구 부인


 

의리의 의정부 사나이의  이불 동창생...



 

 



 



청국장과 두부가 먹고 싶다던 친구가 냄비를 꾀차고 있다...ㅎㅎㅎ


 

 



으흠.... 두부찌개가 먹음직스럽게 끓고 있다.


 

떠나기가 아쉬운듯 먼산을 응시하며 한스러운 표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