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13. 16:40ㆍ나의 글
컴맹탈출기 구름이 흐르고 바람이 머무는곳 화당리는 내가 사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이런 고장에서는 지금 컴퓨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화당리엔 이제 겨우 광케이불이 설치중이고 안스러운 자식들 애비 실력 무시하고 윈도7컴퓨터 배달 시킨다. 마음이 한껏 부풀어 있지만 애비 애미들 컴퓨터 자리에 앉으면 앞이 캄캄 하도다.
화당리 60여호에 컴퓨터 배우려는 현지분은 한분도 없고 비빔밥 재료처럼 모인 6명의 외지인과 백운면 전체10여명이 정보 바다라는 컴퓨터 기초 구명 보트에 승선한다
컴맹들이 모여 예쁜 선생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 보지만 왼쪽으로 듣는말 오른쪽으로 새어 나간다.
어이없어 하시는 선생님 얼굴엔 구슬땀이 흐르고 우리는 천연덕스럽게 질문에 여념이 없는데...
선생님 골치 아프시겠다. 어제 오늘 복습에 복습을 거듭해도 내일 또 까먹고 질문만 쏟아 낼테이니까...
선생님 오늘도 유치원생 다루듯 다짐하고 다짐하지만 정신들 못 차린다. 역전의 용사들 기백은 어디 가고 여우꼬리 보다 못한 자존심도 팽개쳐버리고 "네""네"소리가 목구멍 가래에 걸리듯 대답에 비음소리가 난다.
모니터는 제 각기 논다.가르치는대로 똑같은 화면이 나와야 하는데 제 각각 논다..그럴수밖에..일 바쁘다고 결석 하고 도회지 간다고 이빨 빠지듯 하니 그 잘난 솜씨에 따라가겠는가?
파마 모습이 제 각각 스타일이고 모두 아날로그다..나이 먹은 아줌들이 몇명은 들쑥 날쑥이다. 농번기라 몸과 마음 쓸곳이 많은데 자유가 있겠는가? 컴퓨터 교육장은 그래도 그녀들에겐 사막의 오아시스다.
자식들과의 소통이 변한다.며느리들에겐 유식한 시어머니 되겠다고 어려운 요술상자에게 머리 조아리고 손자녀석들 가르침에 주고 받은 e-mail에 입이 째진다 째져.
여성 동무들 배움의 보검을 빼든다.오광이 넘나들고 피박에 몸이 단다 몸이 달아...고스톱도 스피드다. 늦게 치는 사람 남겨두고 후다닥 나가 버리며 그 와중에 글씨 메모다."니 하곤 몬 치겠단다"
그 잘난 솜씨 조자룡 칼 휘두르듯 e-mail 에 하루 하루 모습 태평양 바람결에 날려 보지만 미국자식들 바쁘다는 핑계로 대답은 없고 바위에 돌 던지듯 미친듯 자판만 두드린다.
컴맹들 실력이 쑥쑥 늘어나고 있지만 다시 고무줄 처럼 제 자리다. 심기일전 돋보기 안경 너머 독 오른 눈에 핏발이 선다.없는 실력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니 주사기로 물 채우듯 컴맹 탈출이 보인다 보여..
독수리 타법의 속도에도 변화가 왔다..토닥 토닥 소리에 요령이 붙어 장단을 맞춘다. 손가락에도 회춘은 오는가?
옆 친구에게도 제법 코치질이다.옆친구 따라 해 보지만 그게 어디 쉽게 되겠나? 신경질이 나나 보다. 너나 잘 해 보란다..
커피 한잔으로 힘든 마음 달래 보지만 토요일에 공휴일에 선거날이 겹쳐지니 학생들 그 잘난 실력 지켜지겠는가? 늙으면 되던 일도 어디로 가고 썩은 도끼자루 빠지듯 한다.
3주간의 교육이 끝나는 날이다.머리속 지식도 하얗고 머리카락도 하얀 양반들 젊은 선생님 모시고 식사 대접이다.
먹는데 열중 해야 하는데 컴맹 탈출 질문만 쏟아낸다.선생님 식사도 못 하시겠다. 그래도 선생님이시다. 모르는것 있으면 전화나 E-mail하라신다..
늙은 양반네들 한결같이 다음번에도 오셔서 가르켜 달라고 머리 조아린다.정들자 떠나시는 선생님은 컴맹들을 뒤로하고 훨훨 떠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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