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에 중병 걸린 카메라

2026. 7. 14. 20:51나의 글

 

 

 

장맛비에 중병 걸린 카메라

 

나는 초중급용 케논 EOS 80d 카메라다.

십 년이 넘도록 종 부리듯 써먹던 나그네

작년 9월 14일

뭣에 홀렸는지

콘크리트 위에 내팽개친 신세가 되어

밤샘 비에 흠뻑 졌게 된다.

몇 날 며칠 자연 건조란 정성으로 목숨을 살려 주더니 

 

나이에 주름이 깊어진 나그네

망령이 들었는지

작년에 죽을 고비 넘긴 10개월 만인

올 7월 10일 또다시 뜨락 테이블에

내팽개쳐진 신세

 

밤새 내린 비에 흠뻑 젖어

또다시 생사기로에 선다.

 

며칠간  자연건조로 정성을 다하더니

깨어날 기미가 없자 나를 버릴 생각인지

병원에 보내 고칠 생각보다

새로 구입해야 할까? 

요리조리 머리 굴리는 나그네가 밉네 미워

변심에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깊은 고민에 빠지는 나그네

며늘아기에게 sos를 친다.

 

 

 

장맛가 잠시 멈춤에 임도에 도착해 보니

밤새 내린 비로 인해 소나무 한그루가 넘어져 있다.

몇 발자국 못 가 다시 비가 내린다.

 

 

▲등갈퀴나물

 

 

▲메모리 속에 남겨진 마지막 모습들

   

제천시 화당리 임도에서

2026.7.14.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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