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9. 00:20ㆍ아침을 열며
치악산의 정기를 품은 원주천/오공
철새들의 겨울나기가 그리도 슬퍼서일까? 내리는 눈이 빗물이 되어 대지를 적시고
원주천엔 수많은 천둥오리들과 철새들이 얼음이 녹아내린 물가를 찾아 먹이 사냥이 한창이다.
풀린 날씨 탓일까?
다른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유모차에 몸을 기대어 운동에 열중하는
할머니 몇분이 숨을 몰아 쉬며 밤새 무탈 했는지 웃음속에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대화 하는 모습이 어린아이들 처럼 해맑아 보인다.
모진 겨울 바람에 몸을 맡긴 갈대밭에선 봄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다 지친 모습이고
눈비 내리는 잔디에선 옹기종기 모여든 천둥오리들이 깃털을 고르며 추위를 몰아 내고
그곳으로 산책하는 사람들도 천둥오리들이 놀낼까 조심스레 운동 삼매경에 빠져드는데..
이름을 알수없는 목과 다리가 긴 철새들.. 그냥 내 생각대로 이름을 붙여 본다면
흰색 백로와 흰색에 회색을 몸에 두른 모습이 두루미처럼 보인다고...
얼음물 속에 긴 다리 시리도록 물에 담그고 봄을 기다리는 수도승처럼 세월을 낚고 있다.
집사람이 항암과 방사선을 끝내고 취미생활을 넘나드는 경기민요를 다시 시작하며 건강을
유지하고 집에선 화부요 외출할땐 운전수 노릇으로 비위를 맞추는 것이
내 일과처럼 오늘도 집사람의 경기민요를 위해 원주로 가는 날이다.
원주천에서 철새들 보는 즐거움과 갈대 사이로 참새들의 놀란듯한 몸짓과 노랫소리..
, 무슨 생각을 하며 걷는지 알길 없으나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사람 냄새를 맡는
즐거움이 있기에 원주에 오는 날이 은근히 기다려진다.
저 멀리 눈앞에 펼쳐지는 치악산이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원주천을 내려다 본다.
신령스러운 정기로 강원 제일 큰 원주를 탄생시켰고 교통 요지로 발전시켰나 보다.
군사 도시속에서 현대 도시로 탈바꿈하는 원동력은 치악의 산세를 닮아서 일께다..
원주천엔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겨울인데도 정화되지 않은 물에선 썩은 냄새가 나고
천둥오리들은 그곳을 자기들의 영역으로 삶을 꾸려 나간다..꼬리를 하늘 높이 쳐들고 고기를
낚는 법을 가르치는 어미 옆에서 새끼들도 재롱을 떨며 생존의 법칙을 배우지만
봄이 오면 오염된 곳의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아야 할 철새들의 삶이 몹시 걱정이 된다.
뚝방을 막아 아이들이 타고 놀던 얼음판이 원상복구가 되지않아 만국기가 너털거리고
주변이 몹씨 어수선 하다.날씨가 풀리면 많은 사람들의 쉼터이기도 한 이곳이 언제까지
방치될건지 아쉽기도 하다.관계기관에선 이렇게 방치된 것을 하루 빨리 복구하여
원주천의 아름다움을 되 찾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원주의 젖줄이며 원주를 토닥거리며 한없이 흐르는 원주천..어느덧 나는 이 원주천을 걸으며
내 마음의 고향처럼 편안함을 느끼며 오늘도 한없이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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