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잡고 싶은데 /오공

2013. 11. 23. 19:17아침을 열며

 

    가을을 잡고 싶은데 /오공

가을을 잡고 싶었는데 덧없이 떠나려 합니다...
눈이 시리도록 찬란한 단풍을 가슴에 품으려 했는데
가을은 토라진 님처럼 떠나가고 있습니다...

 

가을이 너무 좋아 쪽빛하늘 흰구름으로

오색 무지개 단풍잎 그리며  채색 해 왔는데

가을은 참새 눈 흘기듯 무심하게 떠나가고 있습니다.

 

무성한 숲속을 헤치며 숨가쁘게 달려왔는데

애인을 훈련소로 보내 놓고

고무신 거꾸로 신은 연인처럼 떠나가고 있습니다

 

칡덩쿨로 묶어 보지만 소리소문 없이 떠나려 합니다.

낙엽소리 속삭여 산새들을 불러 모아 보지만

다람쥐 사랑놀음에 세월 보내듯 떠나가고 있습니다.

 

가을이 지나간 그 자리에 사나운 겨울이 둥지를 틀고

살포시 내린 서리를 밟으며

한서린 이야기를 한아름 안고 동장군이 찾아 옵니다..

 

겨울을 건너 뛰어 새봄이 그 싱그러운 봄이
아지랭이 타고 왔으면 좋으련만
사쁜 사쁜 내리는 눈송이들이 깊은 잠속으로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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