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5월 셋째날

2025. 5. 3. 22:42구르미 머무는 언덕

 
 
 

 
 

비오는 날의 5월 셋째날
 
화사한 벚꽃을 보내고 
모진 날씨와 씨름하던 봄도 어느덧 
마지막 5월을 맞이하며
 
몽글몽글 연둣빛을 그려내는 산속도
어린 티를 벗어나 청년기에 들어선다.
 
누구는 봄을 싱그럽다고 하지만
심술을 부리는 날씨 탓에 힘들겠지만
봄의 저력과 완력을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
 
철쭉이 교태를 부리고
모란은 꽃망울로 봄을 애타게 그리워 하고
뜨락엔 큰 으아리가 근엄하게 꽃을 피운다.
 
금낭화는 복주머니를 활처럼 매달고 
처음 핀 한송이 양귀비에게 심술을 부리는 봄비가
으름덩굴 꽃도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농민들에겐 금비로 통하는가 하면 
비료보다 더 보약이라는 봄비가 온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있다.
 
 

구르미 머무는 언덕에서

2025.5.3. 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