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오공

2013. 11. 8. 07:59아침을 열며

 

 

그리움 /오공

 

엉클어진 인연도 생각나지 않는

그리움이 밀려오면

자작나무 껍질 같은 내 마음이 밉기만 하다.

 

생각날까 창가에 걸터 앉아 커피향으로

퍼즐 맞추듯 추억을 더듬어 보지만

그리움만 소득없이 밀려온다.

 

그날 떠나던 그날

노오란 은행잎으로 깔아놓은 그 길따라

남기고 간 국화 향기만이

폭풍같은 그리움으로 덮쳐온다.

 

허상이라도 보이면 좋으련만

낙엽속에 파묻힌 그리움이 한스러워

타다남은 숯같은 내 마음으로 밀려온다.

 

그래도 좋다.

장작개비처럼 바짝 마른 내 마음에도

무언가 생각나는 그리움이 있다는게

살아 숨쉬는 틈새로 옹달샘물처럼 넘쳐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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